결국 호르무즈 통제권 쥔 이란… ‘최대 7% 수수료’ 막판 조율

오만과 해협 재개방 합의 임박

로이터 “오만선 3% 수준 제시”
‘진입 이란, 진출 오만’ 항로 합의
이란 “타결이 곧 전면 개방 아냐”

CNN “무산 확률도 50%” 신중
트럼프 수용 땐 핵협상 재개 기대

호르무즈해협을 공유하고 있는 이란과 오만의 해협 재개방 협상이 합의에 임박했다. 항로 대부분이 이란 영해를 지나도록 항로가 설정된 가운데, 이란은 최대 7%에 달하는 수수료를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5일(현지시간) 이란 국영 IRNA통신에 따르면 에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이날 “이란과 오만은 상선들의 안전한 통항로 구축을 목표로 지난 두 달간 협상을 진행해 왔다”며 “제안된 항로의 지리적 좌표에 대한 합의가 이뤄졌다. 주요 고려사항과 합의점을 담은 양국 간 공동성명이 현재 검토 및 마무리 단계에 있다”고 밝혔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양국이 합의안 초안의 핵심사항에 동의했으며 이를 미국·이란과 역내 국가들에 전달했다고 전했다.

테헤란 이슬람 행사선 ‘트럼프·네타냐후 저격’ 지난 4일(현지시간)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열린 아르바인 행사에 참석한 시민들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저격하는 현수막 옆을 지나가고 있다. 아르바인은 시아파의 성일인 아슈라 이후 40일째 되는 날로, 카르발라 전투에서 순교한 이맘 후세인을 추모하는 날이다. 테헤란=EPA연합뉴스

WSJ가 보도한 합의안 초안을 보면 호르무즈해협으로 진입하는 선박은 이란 측과 협의해 이란 쪽 항로를, 해협을 나가는 선박은 오만 측과 협의해 오만 수역 내 항로를 각각 이용한다. 이란은 해협을 통해 페르시아만에 진입하는 선박에 대한 통제권을 얻지만, 통행료나 서비스 수수료를 부과할 수는 없다. 그러나 소식통들은 이란이 보안 및 수색 구조 비용 충당 명목으로 받는 자발적인 지불금까지 막지는 못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액수도 구체적으로 거론되고 있다. 로이터통신이 인용한 이란 고위 당국자의 언급에 따르면 이란은 해협을 이용하는 선박 화물 가액의 5∼7% 수준 금액을 요구하고 있다. 오만은 약 3% 수준 금액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수수료 부과가 합의된다면 전쟁 전에는 없었던 비용 부담이 생기는 셈이다.

호르무즈해협 통항 선박에 대한 비용이 부과되지 않더라도 이란은 이번 합의를 기반으로 해협에 대한 상당 부분의 통제권을 행사할 수 있을 전망이다. 카젬 가리바바디 이란 외무차관은 “오만과의 합의가 호르무즈해협의 전면 개방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다만 이란이 페르시아만으로 들어오는 선박에 대한 통제권을 갖는다는 내용은 있으나, 반대 방향으로 나가는 선박에 대해 이란이 어떤 역할을 할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로이터통신은 해당 합의가 해협을 둘러싼 분쟁의 임시 해결책이라며 “어떤 형태로든 호르무즈해협 통제권을 이란에 부여하는 양보가 이뤄졌다”고 평가했다.

일각에선 합의가 임박했다는 관측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면서 실제 해협 재개방까지는 불확실성이 남아 있다고 지적한다. 수수료나 통제권 범위 등 쟁점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미국 CNN방송은 이란과 오만이 오는 7일까지 합의에 도달할 확률은 “50대 50”이라고 한 중동 소식통의 전망을 인용해 전했다. 이 소식통은 이란 대표단에 강경파인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측 목소리가 포함되지 않았으며, 합의안의 세부사항에 대해 IRGC의 최종 승인이 필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이 이란과 오만의 합의를 인정할지도 관건이다. 전쟁 전에는 없었던 이란의 호르무즈해협 통제권을 미국이 인정하기는 쉽지 않다. 이번 합의가 성사돼 공식 발표되면 미국과 이란이 협상 테이블로 복귀해 이란의 핵 프로그램과 경제 제재 완화 방안 등을 논의할 가능성은 있다. 반면 이란은 이번 회담이 해협 공유국가 간에 독자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으로 미국과는 관련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미국은 이란에 대한 해상 봉쇄도 지속하고 있다. 미국 중부사령부는 이날 엑스(X)에 봉쇄작전 과정에서 상선 48척의 항로를 변경시켰으며, 봉쇄 준수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2척에 대해 직접 승선 조사를 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한 연설에서 이란과 오만의 협의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으면서도 “(이란과) 합의를 하고 싶다. 사람들을 죽이고 싶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