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토허제 ‘샌드위치’… 비거주 1주택자 ‘진퇴양난’ [부동산 세제개편안 후폭풍]

정부 예외적 거주기간 인정 방침
현장선 예외 해당 여부 몰라 혼란
稅부담에 팔고 싶어도 규제 발목
“맞벌이라 아이를 봐줄 부모님이 있는 친정 근처에서 살고 있습니다. 서울 집은 전세를 줬는데, 아이가 어릴 때는 당장 다시 들어가 살기도 쉽지 않아요. 정부는 직장 이동이나 취학 등 부득이한 사유로 집을 비운 기간은 거주기간으로 인정해 준다는데, 저 같은 경우도 해당할지 모르겠습니다.”


맞벌이 부부인 A씨는 부모의 육아 도움을 받기 위해 서울 집을 전세 놓고 친정 인근에서 거주하고 있다. 정부는 직장 이동이나 취학, 질병 등으로 불가피하게 집을 비운 기간을 세제상 거주기간으로 인정하기로 했지만, 육아는 명시적인 인정 사유에 포함하지 않았다. 이에 A씨는 부모의 도움을 받기 위해 다른 곳에 거주한 기간이 인정되지 않아 세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6일 오후 서울시내 아파트 모습. 뉴시스

6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내년도 세제개편안 발표 이후 현장에선 “집을 팔기도 다시 들어가 살기도 쉽지 않다”는 하소연이 잇따르고 있다. 정부는 비거주 유주택자의 보유세 부담을 높이면서 직장 이동과 취학, 질병, 해외 체류 등은 예외적으로 거주기간을 인정하기로 했지만, 그 외 ‘이와 유사한 부득이한 사유’는 과세당국이 개별 판단하기로 해 시장에서는 어디까지 인정될지를 두고 혼란이 이어지고 있다.

양도세를 한시적으로 완화해 준 조치를 놓고도 정책 효과에 대한 부정적 전망이 나온다. 매도를 원하는 비거주 1주택자는 드문 만큼 매물 출회는 다주택자를 중심으로 이뤄질 수밖에 없는데 중층 규제로 이조차도 효과를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정부는 다주택자의 조정대상지역 주택에 대한 양도세 중과는 2027∼2028년 한시적으로 완화하기로 했다. 2주택자의 경우 현재 기본세율+20%포인트를 내년에 5%포인트, 2028년 10%포인트로 추가 세율이 낮아진다. 그러나 실거주 의무가 부과되는 토지거래허가구역 등 겹겹의 규제로 물량을 받아줄 매수자를 찾기 어렵고, 올해 세입자를 들인 경우 2년 뒤에는 혜택을 보지 못하는 문제가 발생한다.



서울 강동구 둔촌동 올림픽파크포레온 인근 한 공인중개업소 대표 C씨는 “양도세 경과규정은 내년 말까지 인정하면서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임차인 거주 주택 거래 특례는 올해 말 종료되면 세입자가 있는 집은 오히려 팔기 어려워질 수 있다”고 했다.

정부는 이에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세입자가 거주하는 주택을 매매할 때 적용하는 실거주 의무 유예를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형일 재정경제부 1차관은 이날 “보유세 부담 때문에 집을 팔려고 했더니 토지거래허가제에 묶여 실거주자를 찾기 어렵고 현재 세입자가 살고 있어 팔기 어렵다고 말씀하시는 분들도 있다”며 “추가적으로 실거주 (의무) 유예를 확대하는 방안을 현재 준비 중”고 말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세제와 주택 규제가 서로 다른 방향으로 작동하면 정책 효과가 반감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세제와 대출, 거래 규제가 일관성을 가져야 한다”며 “한시적 예외를 반복하면 제도가 복잡해지고 시장 왜곡과 거래 감소 같은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