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76조 국고채 입찰담합’ 조준… 15개 PD사 최대 15조 과징금 가능성

투찰금리 정보 사전공유 혐의
이르면 8월 중 사건 심의 전망

국고채 전문딜러(PD)사들의 국고채 입찰담합 사건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가 “매우 중대한 위법행위”로 판단하고 심의 절차에 착수했다. 공정위가 파악한 관련 매출액은 76조원대로 최대 15조원대의 과징금이 부과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공정위는 6일 15개 PD사에 심사보고서를 송부하고 제재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심의 절차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심사보고서는 검찰의 공소장격으로 공정위가 판단한 법 위반 사실과 제재 의견 등이 담긴다.

세종시 어진동 정부세종청사 공정거래위원회. 뉴시스

공정위에 따르면 15개 PD사는 국고채 입찰 과정에서 투찰금리(응찰가격) 정보를 사전에 공유하는 식의 담합을 벌인 혐의를 받고 있다. PD사 15곳은 교보·대신·메리츠·미래에셋·삼성·신한·NH투자·KB·한국투자·키움증권 등 증권사 10곳과 국민·농협·IBK기업·하나·산업은행 등 은행 5곳이다.



PD는 재정경제부가 일정 요건을 충족한 금융회사에 부여하는 자격이다. 재경부는 PD사에 국고채 경쟁입찰에 참여할 수 있는 독점적 권한을 부여하고, 유통시장에서 호가를 제시하는 등 시장조성자로서의 의무를 지운다.

공정위가 파악한 담합 기간은 2020년 1월부터 2023년 6월까지 약 3년6개월로, 관련 매출액은 약 76조2000억원으로 산정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낙찰 금액을 관련 매출액으로 산정했다”며 “입찰담합의 경우 계약 금액(구매액)을 기준으로 하게 되어 있으며, PD들이 국고채를 구매하는 입찰이었으므로 낙찰 금액을 관련 매출액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관행적 소통이라는 주장이 나오지만, 공정위 관계자는 “관행적 소통으로 볼 수 없는 응찰금리에 대한 구체적이고 빈번한 정보 교환이 이뤄졌다”고 강조했다.

공정위는 시정명령과 과징금 부과, 법인 및 전현직 임직원에 대한 고발 의견을 제시했다. 담합 과징금의 법정 상한은 관련매출액의 20%다. ‘매우 중대한 위반행위’의 경우 고시상 부과기준율은 10.5~20%이다. 이 가운데 상위 구간(15.0~20.0%)이 적용되면 과징금은 최대 15조2400억원에 달한다. 이는 공정위가 부과한 역대 최대 과징금인 퀄컴 사건(1조311억원)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만약 하위 구간인 10.5~15.0%가 적용되면 과징금은 약 8조100억원에서 최대 11조4300억원이 부과될 수 있다.

재경부는 국고채 입찰담합을 방지할 필요가 있다는 점에 공정위와 입장을 같이하면서도, 공정위의 제재가 시장에 미칠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정위는 이르면 이달 중 전원회의를 열고 사건을 심의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