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차기 당대표 경선에서 사실상 양강 구도를 형성한 정청래·김민석 후보의 공방이 네거티브를 넘어 감정싸움으로 치닫고 있다. 추가투표 등 경선 룰을 놓고 충돌한 데 이어 신천지의 전당대회 개입 의혹과 형사소송법 개정안 처리 책임을 둘러싸고 ‘방화범’, ‘반명·분열주의’ 등 거친 표현까지 등장했다. 각 후보를 지지하는 최고위원 후보와 현역 의원들도 가세하면서 후보 간 공방이 당내 계파 대리전으로 번지고 있다.
◆신천지·ETF까지… 鄭·金 공방 격화
김 후보는 6일 친여 성향 방송인 김어준씨의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자신이 제기했던 신천지 전당대회 개입 의혹과 관련해 “문제를 제기할 정도의 근거는 충분히 나와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김 후보는 “(검경) 합동수사본부 수사가 진행 중이고, 제가 (12·3) 계엄도 (전망)했던 사람인데 생짜로 아무 얘기(근거)도 없이 (의혹 제기를) 했겠나”라고 했다. 다만 그는 “(신천지 의혹을) 재점화할 생각은 없다”고 했다.
정 후보는 페이스북에서 신천지 의혹을 제기한 김 후보를 ‘방화범’에 비유하는 직격탄을 날렸다. 정 후보는 “근거를 못 대면 허위신고”라며 “허위신고는 방화범 못지않은 나쁜 사람이다. 나쁜 사람 뽑지 말자”고 했다. 경기도 호남향우회 총연합회 정책간담회에선 취재진에 “신천지 의혹을 제기한 김 후보는 어차피 윤리감찰을 할 수밖에 없다. 그 말을 정청래가 했어도 윤리감찰을 받아야 된다”고 했다.
정 후보는 김 후보의 국무총리 재임 당시 도입된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도 공격 소재로 삼았다. 정 후보는 “레버리지 ETF로 피눈물 흐르는 국민께 김 후보는 전직 총리로서 사과해야 하지 않나”라고 압박했다. 김 후보 측은 “일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 등을 통해 레버리지 ETF 도입은 김민석 전 총리 지시라는 취지의 허위사실이 유포된 사실이 확인됐다”며 법적 조치를 예고했다.
◆형소법 공방… 최고위원 후보 등 가세
두 후보는 검사의 보완수사권을 폐지하는 내용의 형소법 개정안 처리를 누가 지연시켰는지를 놓고도 맞섰다. 김 후보는 자신이 총리였던 지난 5월 당에 개정안 처리를 요청했다고 주장한다. 한정애 정책위의장을 통해 당 지도부에 보고했는데 수용되지 않았단 것이다. 그때 당대표가 정 후보였다. 김 후보 측은 정 대표가 개정안 처리를 지연해 전당대회 이슈로 부각한 뒤 자신의 개혁 선명성을 부각하려 한 것 아닌지 의심한다.
김 후보는 이날 방송에서도 “(정 후보가) 전당대회까지 이 이슈를 끌고 오려고 했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재명 대통령의 검찰개혁 의지를 도마에 올렸던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을 정 후보가 비판하지 않는 것을 두고선 “상식이 아니지 않나”라며 “이것이 반명(반이재명)이고 분열주의”라고 공세 수위를 끌어올렸다.
정 후보의 입장은 상반된다. 정부가 요청했던 것은 형사사법제도 개선 관련 토론회 개최였고, 이를 수용해 5월6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토론회를 열었다는 것이다. 또한 6·3 지방선거 국면이 본격화하면서 국회를 열 수 없는 상황임을 김 후보 측이 알면서도 개정안 처리를 당이 미적댔다고 주장하는 데는 불순한 의도가 있다는 것이 정 후보 측 입장이다.
형소법 처리 경위를 둘러싼 양측의 공방에는 최고위원 후보도 가세했다. 친청(친정청래)계 최민희 최고위원 후보는 “지방선거 운동 중에 의원총회, 상임위, 본회의 절차를 갑자기 잡는 게 가능하냐”며 정 후보 편을 들었다. 전날 한 의장이 “지난 4월 말 정부는 형소법 관련 검사의 수사권 완전 폐지와 보완수사요구권의 실효성 확보를 정부 입장으로 정리했음을 (당에) 알려왔다”고 한 점을 지적하면서다. 조승래 전 사무총장도 “한 의장의 말을 따르더라도 확인되는 것은 보완수사권 폐지에 대한 입장이 정리됐다고 알려왔을 뿐 정부의 안은 없었다는 것”이라며 “5월에 처리해 달라는 정부 측의 요청도 없었다”고 했다.
대리전은 형소법을 넘어 6·3 지방선거 평가를 둘러싼 공방으로도 번졌다. 강득구 최고위원은 6·3 선거 직후 ‘당·정·청이 사실상 조율해서 (선거를) 승리로 규정하기로 했다’는 정 후보의 주장을 정조준했다. 강 최고위원은 “당시 이 대통령은 기자간담회에서 ‘이겨야 할 곳에서 이기지 못했다’며 아쉬움과 책임을 분명히 밝혔다. 대통령 스스로 반성의 메시지를 낸 것”이라며 “정 후보 말대로 청와대가 승리로 규정하는 데 동의했다면 대통령이 이런 메시지를 낼 이유가 없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