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반려동물서 사람과 유전적으로 유사한 SFTS 바이러스 확인

건국대·그린벳 연구팀, 고병원성 B2 유전자형·유전자 재조합 확인
“인수공통감염병 대응…‘사람·동물 함께 관리’ 원헬스 감시체계 필요”

반려동물에서 사람에게 치명적인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 바이러스와 유전적으로 매우 유사한 바이러스가 확인됐다. 

 

일부에서는 사람의 높은 치명률과 연관성이 보고된 유전자 변이와 고병원성 유전자형까지 발견돼 사람과 동물을 함께 관리하는 ‘원헬스(One Health)’ 감시체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반려견·반려묘에서 확인된 SFTS 바이러스의 유전적 분석과 감염병 감시를 표현한 이미지.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건국대 수의과대학 이동훈 교수 연구팀은 그린벳과 공동으로 반려동물을 대상으로 전국 단위 SFTS 바이러스 전장 유전체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확인했다고 5일 밝혔다.

 

연구팀은 2023년 4월부터 2024년 6월까지 전국에서 채취한 반려견과 반려묘의 SFTS 양성 검체 63건을 분석했다.

 

그 결과 총 39건의 바이러스 전장 유전체를 확보해 계통유전학적 특성을 분석했다.

 

연구팀은 대부분의 바이러스가 B 유전자형에 속했으며, 이 중 10건은 사람에서 높은 치명률과 연관된 것으로 알려진 B2 아형(subtype)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또한 전체의 12.8%(5건)에서는 서로 다른 바이러스 유전자가 섞이는 유전자 재조합 현상도 발견됐다.

 

연구팀은 바이러스 증식과 관련된 ‘RdRp-T1433A’, 외피 단백질 변이인 ‘Gn-Q341P’ 등 사람의 높은 치명률과 연관성이 보고된 아미노산 변이가 반려동물 바이러스에서도 높은 빈도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중화항체가 인식하는 부위(에피토프)에서도 여러 유전자 변이가 확인됐으며, 일부 변이는 항체 결합력을 떨어뜨릴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계통유전학 분석에서는 반려동물에서 검출된 바이러스와 사람 환자에게서 확인된 바이러스가 매우 가까운 유전적 관계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번 결과가 반려동물이 SFTS 바이러스의 생태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가능성을 보여주는 동시에 사람과 동물 사이의 교차종 전파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번 연구는 바이러스의 유전적 특성과 진화 양상을 분석한 것으로, 반려동물이 사람에게 직접 바이러스를 전파한다는 사실을 입증한 것은 아니다.

 

연구팀은 “수의학과 인체의학을 연계한 원헬스 기반 감시체계를 구축해 신종 SFTS 위험을 조기에 탐지하고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사람과 동물을 하나의 감염병 생태계에서 함께 관리해야 하는 원헬스 접근의 중요성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또한 국내 반려동물 감염병 연구가 개별 증례 보고를 넘어 전국 단위 분자역학 연구 단계로 확대됐다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이번 연구 결과는 열대 의학 분야 국제 학술지 ‘PLOS 방치된 열대성 질환’(PLOS Neglected Tropical Diseases)’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