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에서 합장’ 다카이치에 “꼭 북한 같다”… 싸늘해진 日 여론

재해 현장도 홍보?…“정치적 이용” 뭇매
지지율 하락 속 유튜브 민심도 반전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구마모토 지진 현장을 찾았을 때 모습을 담은 동영상에 대해 부정적 반응이 잇따르고 있다. 상공에서 피해 지역을 향해 합장하는 모습을 두고 ‘위에서 내려다 보는 듯한 시선’이라는 지적이 나오는가 하면, 배경음악을 깔고 총리의 모습만 부각해 재해지의 아픔보다는 홍보에만 치중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이와 무관하게 최근 유튜브에도 다카이치 총리에 대한 비판적 동영상이 많이 올라오는 등 총리에 대한 인식이 부정적으로 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다카이치 총리가 지난 3일 헬기를 타고 구마모토 강진 피해 현장을 바라보며 두 손을 모아 애도를 표하고 있다. 총리관저 소셜미디어 영상 캡처

앞서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 3일 구마모토 지진 현장을 시찰했다. 규모 7.1 강진이 발생한 지 엿새 만의 현장 방문이었다. 

 

이후 총리관저가 소셜미디어에 올린 동영상에는 다카이치 총리가 헬기를 타고 7명의 희생자가 나온 이온몰 구마모토를 보며 두 손을 모아 애도를 표하는 모습, 지진 피해자들과 만나 의견을 듣는 장면 등이 담겼다. 잔잔한 피아노 음악이 깔리고 중간중간 슬로우모션 효과를 더해 극적인 분위기를 자아냈다.

 

7일 교도통신 등에 따르면 이를 두고 엑스(X) 등에서는 “재해의 정치적 이용이다”, “정권 홍보 동영상”, “하는 짓이 꼭 북한 같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피해자들이 “이렇게 쾌적한 (대피)생활은 없을 것이다. 눈물이 날 만큼 고맙다”고 한 것을 두고 ‘짜고 친 고스톱 같다’는 반응도 이어졌다. 2011년 동일본 대지진 당시 간 나오토 총리가 피해자들로부터 거친 질타를 받았던 것과 대조적이었기 때문이다. 열악한 환경에서 폭염과 단수로 고생하는 이재민들의 생생한 목소리가 빠졌다는 지적도 나왔다.

 

우파색이 짙은 일본보수당의 아리모토 가오리 사무총장조차 “이 상황에는 약간의 위화감을 금할 수 없다”는 평가를 내놨다. 니시야마 마모루 오비린대 준교수는 “일하고 있다는 느낌을 연출하는, 자기 어필 같은 영상이 돼 버렸다”며 “총리 본인을 부각하는 게 아니라 총리 입장에서 본 피해 지역이라는 시각으로 새로운 과제를 찾는 식의 연출이었다면 충분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최근 내각 지지율이 하락 추세를 나타내는 것과도 무관치 않아 보인다. 최근 주요 언론사 정례 여론조사에서 다카이치 내각 지지율은 정권 출범 후 최저치를 찍고 있다. 국민 여론을 반영하지 않은 왕실전범 개정 추진, 고물가 대책 등 국민 생활에 밀접한 정책이 부족하다는 인식이 확산한 점 등이 원인으로 지목됐다.

 

유튜브 공간의 여론도 역전됐다. 아사히가 유튜브에 올라온 다카이치 총리 관련 동영상을 분석했더니, 2월 중의원(하원) 선거 전후에는 긍정적인 내용이 압도적으로 많았지만 7월 하순에는 비판적 영상이 절반을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예를 들어 지난 1월에는 나라현을 찾은 이재명 대통령과 함께 드럼을 연주하는 장면을 ‘전례 없는 일’이라고 평가하는 영상이 많았다면, 최근에는 ‘소비세 인하 결정이 늦다’거나 하루 0∼3시간 수면이 일상이라는 다카이치 총리 발언을 비판하는 내용이 주류를 이룬다는 설명이다.

 

아사히는 총리에 관한 유튜브 영상 가운데 시청 횟수가 많은 25개씩을 매주 선정해 ‘긍정적’, ‘비판적’, ‘보도영상 혹은 중립적’으로 분류해 이같이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