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국무부에 ‘북극 담당 상임대사’ 직위를 신설하고 줄리아 네셰이왓 전 백악관 국토안보 고문을 후보자로 지명했다. 이는 덴마크령 그린란드 영유권 확보를 위한 미 행정부의 전략 마련을 주도하는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7일(현지시간) 백악관에 따르면 트럼프는 이날 여러 나라에 주재할 대사 후보자들의 임명 동의안을 연방의회 상원에 보내며 네셰이왓 북극 대사 후보자도 포함시켰다. 백악관은 북극 대사에 관해 ‘신설된 직위’(New Position)라고 설명했다. 미국에서 모든 대사는 대통령이 바로 임명할 수 없고 상원 인준을 거쳐야 한다.
국무부는 새롭게 도입된 북극 대사의 임무에 대해 “북극권 국가들 간 협력 강화, 북극에서의 미국 국익 증진 주도, 북극 지역의 안정적·개방적 국제 체제 수호 등 관련 분야에서 국무장관을 보좌한다”고 밝혔다. 이어 “모든 북극 주민의 안전과 번영을 위한 미국의 리더십을 유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다분히 그린란드 영유권 확보를 의식한 조치로 풀이된다. 트럼프는 1기 행정부(2017∼2021년) 때부터 ‘중국·러시아의 북극권 장악에 맞서려면 미국이 그린란드 영유권을 가져야 한다’는 주장을 폈고, 2025년 1월 두 번째 임기를 시작한 뒤로도 같은 입장을 되풀이하고 있다. 덴마크 정부가 “주권 침해”라며 반발하자 트럼프 행정부는 “덴마크는 그간 그린란드에 소홀했고 중국·러시아의 침략으로부터 그린란드를 지킬 힘도 없다”며 비난을 퍼부었다.
네셰이왓은 뉴욕에서 기독교를 믿는 요르단계 미국인 부모 사이에 태어났다. 대학 졸업 후 미 육군에 입대한 그는 정보 장교로 대위까지 복무하고 전역했다. 2003년 이라크 전쟁에서 세운 공적으로 ‘동성훈장’(Bronze Star Medal)을 받은 참전용사다. 과학기술 분야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한 네셰이왓은 21세기 에너지·기후·기술 분야의 지정학 분야를 집중적으로 연구했다.
트럼프 1기 행정부 시절인 2020년 2월∼2021년 1월 백악관 국토안보 고문을 지내 트럼프의 측근으로 분류된다.
학자 시절 에너지·기후가 국가 안보와 어떻게 연결되는지 파고든 네셰이왓은 자연스럽게 북극의 지정학에 눈을 떴다. 그는 엄청난 에너지 자원이 묻혀 있고 또 또 세계 기후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북극 지역에서 미국의 국익을 증진하려면 중국·러시아와의 대결을 피할 수 없고, 여기서 이기기 위해선 그린란드를 미국이 반드시 ‘통제’해야 한다는 논리를 트럼프 행정부 인사들에게 설파한 이론가로 알려져 있다.
네셰이왓의 남편은 역시 트럼프의 핵심 측근인 마이크 왈츠 현 주(駐)유엔 대사다. 공화당 하원의원과 트럼프 2기 백악관의 국가안보보좌관을 역임한 왈츠는 2025년 9월부터 유엔에서 미국의 이익을 관철하는 데 주력하는 중이다. 2021년 결혼한 이들 부부는 슬하에 아들 하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