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근 아산시의장 "의회는 행정 따라가는 곳 아닌 견제하는 곳"

당 같다고 무조건 지지 안돼, 시민이 기준 여야 감정싸움 차단
삼성 113조 투자엔 “일단 삽질부터” 의정비 현실화엔 “책임도 함께”
‘상징관 둘째 아들’에서 최연소 3선 의장까지 “시민이 든든해하는 의회 만들 것”

“저는 의원님들을 믿습니다. 당이 같다고 해서 무조건 지지하거나, 당이 다르다고 해서 무조건 반대하는 것은 맞지 않습니다.”

 

안정근 아산시의회 의장이 제10대 전반기 의회를 이끌며 내세운 것은 ‘정당’보다 ‘시민’, ‘대립’보다 ‘소통’이다. 8·9대 의회를 거친 3선 의원이자 최연소 의장인 그는 젊음을 앞세운 카리스마보다 선배 의원들에게 먼저 다가가는 ‘가교형 리더십’을 선택했다.

안정근 아산시의회 의장이 지난 6일 의장실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안 의장은 지난 6일 세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의장은 특정 정당의 이익을 대변하는 자리가 아니라 41만 아산시민 전체를 대표하는 자리”라며 “시민의 삶의 질 향상이라는 목표 앞에서는 여야가 따로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특히 전체 17명 가운데 8명이 초선 의원인 이번 의회를 새로운 활력의 기회로 평가했다. 그는 “초선 의원의 신선한 시각과 다선 의원의 경험이 조화를 이룰 때 의회가 가장 큰 효과를 낼 수 있다”며 “초선 의원들이 역량을 마음껏 발휘하도록 의정활동 지원과 교육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안 의장이 만들고 싶은 10대 의회의 모습은 분명하다. 행정에 따라가는 의회가 아니라 행정을 제대로 견제하면서 좋은 정책을 만들어내는 의회다.

 

"의원들이 현장을 많이 다닙니다. 결국 그분들이 듣는 이야기가 진짜 시민의 목소리입니다. 그 목소리가 정책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의회의 역할입니다."

 

◆젊다는 것은 빨리 듣고 빨리 뛰는 것

 

안 의장은 자신의 가장 큰 장점으로 ‘젊음’을 꼽으면서도 이를 나이의 문제가 아닌 현장 대응력으로 설명했다. “젊다는 것은 듣는 귀가 항상 열려 있고 현장으로 움직이는 속도가 빠르다는 의미입니다. 복잡한 절차나 격식에 매이지 않고 시민들의 진짜 목소리를 신속하게 들을 수 있다는 것이 강점입니다.”

안 의장은 인터뷰에서 주민들의 현장 목소리를 행정에 제대로 반영하는 일꾼 의회를 강조했다. 

8·9대 의회를 경험한 만큼 내부 갈등의 문제점도 잘 알고 있다. 그는 지난 의회에서 정당 간 이견이 정책 대립을 넘어 감정싸움으로 번지는 모습을 경계했다. “의원들이 서로 존중하지 않으면 시민들에게도 존중받기 어렵습니다. 10대 의회에서는 의원들끼리 서로 존중하는 문화가 만들어졌으면 합니다.” 이를 위해 자신부터 선배 의원들을 찾아가겠다는 것이다.

 

안 의장은 “제가 나이가 어린 만큼 선배님들을 찾아가 의견을 듣고, 서로 다른 생각을 어떻게 정책에 접목할 수 있을지 방법을 찾아보겠다”며 “그게 의장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실제 안 의장은 윤원준 부의장과 읍면동을 함께 돌며 시민들을 만나고 있다. 두 사람 모두 3선 의원으로, 안 의장은 의장 취임 후 윤 부의장에게 “행사장 인사를 같이 다니자”고 먼저 제안했다. “의장과 부의장이 같이 시민들을 찾아다니는 것이 특별한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함께 움직이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부터 협치가 시작된다고 생각합니다.”

 

◆삼성 113조 투자엔 “브레이크 잡지 말고 삽질부터”

 

아산시의 최대 현안인 삼성의 113조원 투자에 대해서는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안 의장은 “아산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삼성의 대규모 투자는 엄청난 호재”라며 “의회도 적극적으로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

자신이 태어났던 해 지역에서 부모가 식당을 운영하며 오랜 시간 쌓아온 인연과 신뢰가 정치인 안정근의 출발점이었다고 말하는 안정근 의장.

그러면서 행정에 주문한 것은 ‘속도’였다. “삽질은 무조건 시작해야 합니다. 처음부터 브레이크를 잡거나 조건을 달아서는 안 됩니다.” 투자가 시작되기도 전에 각종 요구를 앞세우기보다 우선 공사를 시작하고, 이후 시민들이 겪는 교통·생활 불편이나 정주 여건 개선 등을 단계적으로 요구해야 한다는 의미다.

 

“공사가 돌아가기 시작하면 시민들이 불편을 겪는 부분이 생길 겁니다. 그때 생활 인프라나 정주 여건을 하나씩 얹으면 됩니다. 지금은 이 기회를 놓치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삼성의 투자가 배방·온양을 넘어 탕정 등 아산 전역의 장기적인 성장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기대도 나타냈다.

 

◆의정비 인상 찬성 “보수만 올리자는 게 아니다”

 

지방의원 의정비 현실화에 대해서는 솔직한 입장을 밝혔다.

 

안 의장은 “저는 개인적으로 의정비를 조금 올릴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초선 시절에는 생활에 큰 어려움이 없었지만 재선 이후 결혼하고 자녀를 키우면서 ‘지방의원이 봉사직인가, 전문적인 직군인가’라는 고민이 생겼다는 것이다. “의정활동에 집중하려면 어느 정도 보수가 있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지방의회가 계속 전문화된다면 합리적인 수준의 의정비 현실화도 필요하다고 봅니다.”

 

다만 의정비 인상에는 의원들의 책임이 뒤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의정비를 올리더라도 의원들이 시민들의 전화를 잘 받아주고, 때로는 악성 민원이라고 느껴지는 전화도 가능한 한 들어줘야 합니다. 그래야 인상의 명분이 생깁니다.”

 

해외연수 역시 같은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고 했다. 외유성 연수는 경계하되 정책을 배우기 위한 연수까지 막을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가려면 무엇을 보고 배울 것인지 커리큘럼을 제대로 짜야 합니다. 아산에 접목할 정책을 정하고 그에 맞는 곳을 찾아가야 합니다. 몇 명만 가는 방식보다는 상임위 단위 등 많은 의원이 함께 참여해 성과를 만들어야 합니다.”

집행부와 협력하돼 불필요한 예산 낭비나 독단적인 행정은 철저히 견제하겠다는 안 의장.

◆‘상징관 둘째 아들’…지역에서 시작된 정치

 

인터뷰 후반에는 정치인 안정근이 아닌 인간적인 면모도 드러났다.

 

안 의장을 지역에서 설명하는 가장 쉬운 표현은 ‘상징관 둘째 아들’이다. 그의 아버지는 안 의장이 태어난 1981년부터 아산에서 식당을 운영했고 지금도 부모가 식당을 이어가고 있다.

 

“저를 잘 모르는 분들에게는 아직도 ‘상징관 둘째 아들입니다’라고 하면 알아보십니다.” 지역에서 부모가 오랜 시간 쌓아온 인연과 신뢰가 정치인 안정근의 출발점이었던 셈이다.

 

그는 젊은 시절 당구를 즐겼고 학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기도 했다. 시의원이 된 뒤 오랜만에 당구장을 찾았다가 “왜 여기 있느냐, 일 안 하느냐”는 말을 들었던 일화도 소개했다.

 

의정활동을 시작한 뒤에는 개인적인 생활보다 지역 현장을 우선했다. 안 의장은 “젊은 의장이라는 타이틀보다 시민들이 실제로 체감할 수 있는 변화를 만들어내는 것이 중요하다”며 “말보다 행동이 앞서는 의정을 펼치겠다”고 강조했다.

 

그가 임기 2년 동안 이루고 싶은 목표도 결국 시민에게 돌아간다. “시민과 소통하고 협치하는 의회를 확실히 정착시키고 싶습니다. 임기를 마쳤을 때 ‘아산시의회가 제 역할을 다해 시민의 삶을 한 단계 높였다’는 평가를 받는 것이 목표입니다.”

 

다음은 안정근 아산시의회 의장과의 일문일답.

 

-초선 의원이 8명으로 절반에 가깝다. 어떻게 이끌 것인가.

 

“초선 의원들의 신선한 시각과 다선 의원들의 경험이 조화를 이루면 의회의 힘이 커집니다. 선배 의원들이 초선 의원들에게 발언 기회도 충분히 주고 피드백도 해주는 모습이 이미 나타나고 있습니다. 초선 의원들이 공부하고 역량을 키울 수 있도록 교육과 지원을 강화하겠습니다.”

 

-여야 갈등을 어떻게 풀어갈 것인가.

 

“저는 의원들을 믿습니다. 당이 같다고 시장 정책을 무조건 옹호하는 것도 맞지 않고, 당이 다르다고 무조건 반대하는 것도 맞지 않습니다. 중요한 것은 시민입니다. 의견이 다르면 충분히 대화하고 타협점을 찾아야 합니다. 제가 가교 역할을 하겠습니다.”

 

-집행부와의 관계는.

 

“의회와 집행부는 시민 행복이라는 수레를 함께 끌어가는 두 바퀴라고 생각합니다. 시민에게 도움이 되는 정책은 적극 지원하겠지만 불필요한 예산 낭비나 독단적인 행정은 철저히 견제하겠습니다. 협력할 것은 협력하고 잘못된 부분은 분명하게 지적하겠습니다.”

 

-시민과의 소통을 강화할 방안은.

 

“시민이 느끼지 못하는 변화는 진짜 변화가 아닙니다. 의회 문턱을 낮추고 시민들이 더 쉽게 의견을 전달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습니다. 유튜브 등 온라인 소통 방식도 검토하고 있습니다. 현장에서 듣는 작은 불편이 민원으로 끝나지 않고 조례와 예산, 정책으로 이어지도록 하겠습니다.”

 

-임기 2년 동안 가장 이루고 싶은 것은.

 

“‘소통과 협력으로 함께 만드는 의회’를 확실하게 정착시키는 것입니다. 시민의 목소리를 최우선에 두고 현장 중심의 정책을 발굴하겠습니다. 시민 여러분이 ‘우리 지역에 아산시의회가 있어 참 든든하다’고 느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