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부동산 세제개편안을 두고 수정이나 보완을 요구하는 국민들의 의견이 쏟아지고 있다. 초고가·비거주 1주택을 중심으로 세 부담을 높이는 정책 방향을 재검토해 달라는 의견부터 실거주 예외요건을 넓혀달라는 요구까지 다양한 의견이 제시되고 있다.
9일 법제처 국민참여입법센터에 따르면 재정경제부가 지난 4일 입법예고한 종합부동산세법 개정안이 9일 오전 9시 기준 2237건의 입법 의견이 올라왔다. 양도소득세 장기보유특별공제(장특공제)를 장기거주소득공제로 전환하는 등 양도세 개편안 등이 담긴 소득세법 일부 개정안에도 1457건의 의견이 제시됐다.
대부분은 기본공제액 조정이나 공정시장가액비율 상향 등 종부세 부담을 높이는 정책에 대해 반대하는 내용이지만, 제도 설계상 보완이 필요하다는 취지의 의견도 잇따르고 있다. 특히 실거주 요건과 관련해 부득이한 사유로 주택에 거주하지 못하는 경우를 폭넓게 인정해 달라는 요구가 많았다.
정부 개편안에 따르면 1주택자가 1년 이상 계속해 거주 중인 주택에서 취학, 직장변경·전근, 질병, 전학, 해외 체류, 부모 봉양 등 부득이한 사유로 다른 시·군으로 주거 이전시 이로 인한 비거주 기간을 거주 기간으로 인정해 준다. 기간은 최장 3년까지다. 이에 더해 육아·양육이나 가족 돌봄을 위해 다른 곳에 거주하는 경우도 예외에 포함해 달라는 요구가 이어졌다. 가령, 조부모가 손주를 돌보기 위해 자녀가 사는 지역으로 이전하면서 본인 소유 주택이 비는 경우 등을 예외로 인정해 달라는 취지다. 자녀 돌봄 역시 예외요건으로 인정해 달라는 요구도 있었다. 한 시민은 “1주택 소유자인데 대학 다니는 아들이 통학이 힘들어 학교 다니는 동안이라도 가족이같이 살려고 강남 집 전세주고 이사비, 복비 들여 전세로 이사왔는데 비거주 투기 1주택이라니요”라면서 “남편은 퇴직이라 저는 돌봄 알바하며 생활비 보태려고 열심히 살아왔던 차였다. 1주택 강남집 비거주란 이유로 막대한 세금 물리지 말아주세요”라는 의견을 올렸다.
정부는 육아나 양육 등에 따른 비거주 문제를 검토했지만, 이를 폭넓게 인정할 경우 서울 등에서 실제로 거주하지 않으면서 전세를 끼고 집을 사들이는 갭투자 등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비거주 예외 요건에 관한 내용은 시행령 개정 사항인 만큼 정부는 의견을 폭넓게 수렴해 구체화하겠다는 입장이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지난 7일 MBC 라디오에 나와 “취학, 직장의 변경, 질병, 전학, 해외 체류, 부모 봉양, 기타 또 봤을 때 ‘이건 불가피하다’라는 부분이 있으면 국민들의 입장에 서서 우리가 보려고 하고 있다”면서 “내년도 법이 통과되고 나면 시행령을 개정하면서 국민들 의견을 더 듣고 해서 최대한 신축적으로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구 부총리는 3년 기간 역시 “기본적으로는 3년을 했는데 불가피한 예외가 있으면 국민들 (의견을) 경청해 한 번 더 검토해 보도록 하겠다”며 “기본적으로는 너무 넓게 해주면 자꾸 이걸로 다른 차원의 생각을 할 수 있기 때문에 (꼼수가 나올 수 있다)”고 했다.
입법 의견 중에서는 종부세의 부부 공동명의 1주택자의 기본공제를 높여달라는 의견도 제시됐다. 이번 개정안에서 기본공제액은 공시가격 12억원에서 14억원으로 상향됐다. 부부 공동명의의 각 9억원 공제는 유지됐다. 정부 관계자는 이와 관련 “부부 공동명의이면서 거주하면 18억원까지 공제를 받고 과표도 나뉘는 효과가 있다”면서 “거주 1주택자 기준으로 상당히 유리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양도세 장특공제를 거주 중심으로 전환하면서 공제한도를 설정한 부분에 대해 과도하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기존 주택 보유자들에게는 이런 한도를 소급 적용하지 말아야 한다는 취지다. 정부는 초고가 주택을 보유한 이들이 과도한 세제혜택을 받는 부분을 교정하기 위해 공제한도를 2028년 20억원, 2029년 10억원으로 제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정부는 이번 입법예고에서 나온 의견을 유형별로 분류해 검토할 계획이다. 정부 세제개편안은 오는 20일까지 입법예고가 진행된다. 이어 이달 27일 차관회의, 9월1일 국무회의를 거쳐 9월3일 이전에 정기국회에 제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