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허구역 ‘실거주 유예’ 연장 검토…세입자 낀 집 매물 확대되나

올해 연말 끝나는 토지거래허가 신청 연장 가능성

정부가 토지거래허가구역(토허구역)에서 세입자가 거주 중인 주택을 매수할 때 적용되는 실거주 의무 유예 조치를 올해 이후로 연장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주택자의 매도를 유도하기 위해 양도소득세 중과를 한시적으로 완화한 데 이어, 세입자를 낀 주택의 거래를 활성화해 시장에 매물을 유도하겠다는 취지다.

 

서울 도심 아파트 단지가 보이고 있다. 뉴시스

 

10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이형일 재정경제부 1차관은 지난 6일 청와대 정책홍보 유튜브 프로그램 ‘팩트 방앗간’에 출연해 토허구역 내 세입자가 거주하는 주택의 매도가 어렵다는 지적에 대해 “추가로 실거주 의무 유예를 확대하는 방안을 현재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현행 제도상 토허구역 내 주택을 거주 목적으로 취득한 매수자는 토지거래허가를 받은 뒤 4개월 이내에 입주해 2년간 실거주해야 한다. 이에 따라 세입자가 있는 주택은 기존 임대차계약이 남아 있을 경우 집주인이 매도하기 어려운 구조였다.

 

정부는 앞서 지난 5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를 재개하면서 매물 잠김 현상을 완화하기 위해 토허구역 내 실거주 의무를 한시적으로 유예했다. 임대 중인 주택을 무주택자가 매수할 경우 기존 임대차계약의 잔여기간을 고려해 매수자의 실거주 의무를 2028년 5월11일까지 미룰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다만 이 조치는 올해 12월31일까지 접수된 토지거래허가 신청에 한해 적용된다.

 

문제는 정부가 최근 발표한 2026년 세법개정안에서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를 2027~2028년 2년간 한시적으로 완화하기로 하면서 발생했다. 양도세 부담을 낮춰 다주택자의 매도를 유도하면서도 토허구역의 실거주 유예 신청이 올해 말 종료되면 내년부터 세입자를 낀 주택의 매도가 다시 막힐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정부는 실거주 유예 적용을 위한 신청 마감 시한을 내년 이후로 연장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5월12일로 정해진 임대 기준일을 새롭게 조정하는 방안도 함께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시장에서는 실거주 유예 연장 여부가 토허구역 내 매물 출회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서울 등 토허구역에서는 전세나 월세를 끼고 있는 주택의 경우 매수자가 즉시 입주할 수 없어 거래가 제한되는 경우가 적지 않았던 만큼, 유예 기간이 연장되면 임대차계약이 남아 있는 주택의 거래가 일부 활성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사진=유튜브 '팩트방앗간' 영상 캡처

정부는 종합부동산세와 양도소득세의 공제 방식 변화에 따른 1주택자 보완책도 검토하고 있다.

 

내년부터 종부세와 양도세의 공제 제도가 기존 ‘보유’ 중심에서 ‘거주’ 중심으로 전환되면서 세입자가 있는 주택을 보유한 1주택자가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어서다.

 

종부세는 2027년부터, 양도세 장기보유특별공제는 2028년부터 보유 기간에 따른 공제 혜택이 단계적으로 축소된다. 이 경우 임대차계약이 끝나지 않아 실제 거주하지 못하는 1주택자가 거주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세제상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정부는 이 같은 사례를 고려해 임대차계약이 남아 있는 1주택자에 대한 예외 적용 방안 등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토허구역 내 실수요자의 자금 조달을 지원하기 위한 대출 규제 완화 방안도 거론된다. 현재 토허구역에서는 주택 가격에 따라 대출 한도가 15억원 이하 6억원, 15억원 초과~25억원 이하 4억원, 25억원 초과 2억원으로 제한돼 있다.

 

정부 안팎에서는 무주택 청년과 신혼부부 등 실수요자를 대상으로 대출 규제를 일부 완화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집주인이 매물을 내놓더라도 대출 한도 때문에 자금 마련이 어려워 실제 매수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현장의 지적을 반영한 것이다.

 

정부는 조만간 부동산 공급 확대 방안을 비롯해 대출 관련 금융 대책과 세법개정안 후속 보완책 등을 잇달아 내놓을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