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폼만으로는 부족해”…‘패션’으로 번진 야구 응원, 업계도 가세 [트렌드]

2030 여성 팬 늘며 야구 응원 문화도 변화…리본핀·저지·스카프 등으로 팬심 표현

2030 여성 팬을 중심으로 야구장을 찾는 젊은 관중이 늘면서 응원 문화도 달라지고 있다. 유니폼과 모자로 팀을 응원하던 방식에서 리본핀·스카프·저지 등 다양한 패션 아이템으로 팬심을 표현하는 문화가 확산하면서, 야구 굿즈가 ‘응원용품’을 넘어 일상에서 즐기는 패션으로 진화하고 있다.

 

구글 제미나이 생성 AI이미지

9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캐주얼 브랜드 에잇세컨즈는 삼성 라이온즈와 ‘8번의 우승을 넘어 무한의 우승으로 향하다’를 콘셉트로 협업 컬렉션을 선보인다. 브랜드 정체성인 숫자 ‘8’을 무한대(∞) 기호로 시각화해 삼성 라이온즈의 무한한 승리와 가능성을 담았다고 회사는 밝혔다. 

 

이번 컬렉션은 삼성 라이온즈의 헤리티지를 에잇세컨즈만의 감각으로 재해석한 20여 종의 상품으로 구성됐다. 윈드 브레이커와 바시티 재킷, 래글런 티셔츠, 헨리넥 티셔츠 등 일상에서도 활용할 수 있는 아이템을 중심으로 선보인다.

 

특히 유니폼을 그대로 재현하기보다 야구 점퍼와 티셔츠 등 일상복에 가까운 디자인을 적용해 경기장에서는 응원룩으로, 평소에는 캐주얼룩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스포츠 유니폼과 일상복을 결합하는 ‘블록코어’ 트렌드를 겨냥한 전략이다.

 

협업 컬렉션은 8일부터 에잇세컨즈 명동점, 롯데월드몰점, 홍대입구역점, 코엑스점, 대구 동성로본점 등 주요 12개 매장과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온라인 플랫폼 SSF샵에서 판매된다. 대구 삼성 라이온즈 파크 팀스토어에서도 8~9일 이틀간 만나볼 수 있다.

 

패션 플랫폼과 스포츠웨어 브랜드가 야구단과 손잡는 사례도 늘고 있다. W컨셉은 국내 스포츠웨어 브랜드 미나수와 프로야구단 SSG랜더스의 협업 컬렉션을 단독 출시했다. 패션과 스포츠의 시너지를 극대화하고 새로운 스포츠 팬덤을 확보하기 위해 직접 협업을 기획했다고 회사는 밝혔다. 

 

이번 컬렉션은 베이스볼 저지와 러닝쇼츠, 티셔츠, 롱 슬리브, 캠프 캡, 키체인 백 등 총 7종으로 구성됐다. 특히 미나수 브랜드 로고에 타자의 역동적인 실루엣을 담아 야구의 이미지를 패션 디자인에 녹였다. 상품 판매에 그치지 않고 협업 배경과 브랜드 스토리, 화보 등을 담은 매거진형 콘텐츠 ‘W ISSUE’를 함께 선보여 팬덤과의 접점을 확대했다.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는 ‘W CONCEPT DAY’를 열고 참여형 이벤트를 진행하는 등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계한 마케팅도 펼쳤다.

 

사진=삼성물산 제공

패션 브랜드와 야구단의 협업은 상품군을 넓히는 방향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랜드월드의 SPA 브랜드 스파오는 지난해 두산 베어스와 협업 컬렉션을 출시했다. 당시 상품이 출시 하루 만에 완판되면서 야구 팬덤을 패션 브랜드의 고객층으로 연결하는 사례로 주목받았다.

 

영패션 브랜드 LAP은 올해 KBO와 협업해 리본핀과 리본핀 키링 등 패션 굿즈 48종을 선보였다. 구단별 홈·어웨이 디자인을 적용해 가방이나 모자 등에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야구 팬덤의 확장은 패션을 넘어 라이프스타일 영역으로도 번지고 있다. 골프 브랜드 스릭슨은 KBO 10개 구단의 컬러와 유니폼, 마스코트 등을 담은 ‘스릭슨 KBO 컬렉션’을 선보이며 야구 팬과 골퍼를 동시에 공략했다.

 

응원 방식이 유니폼 중심에서 다양한 아이템을 조합하는 형태로 바뀌면서 패션업계가 야구 팬덤에 주목하는 이유도 커지고 있다. W컨셉의 올해 상반기 스포츠웨어 카테고리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0% 증가했다. 스포츠를 직접 즐기는 소비자뿐 아니라 스포츠를 패션과 라이프스타일의 일부로 소비하는 수요가 늘면서 관련 시장도 확대되는 추세다.

 

패션업계 입장에서는 야구단의 충성도 높은 팬덤을 새로운 고객층으로 확보할 수 있고, 구단은 기존 유니폼과 모자 중심의 상품군을 확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협업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다. 경기장과 SNS를 통한 상품 노출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업계에서는 젊은 팬층의 소비 방식이 스포츠 굿즈 시장의 변화를 이끌고 있다고 본다. 한 업계 관계자는 “최근 스포츠 굿즈는 팬심을 드러내는 기념품을 넘어 자신의 취향과 스타일을 표현하는 패션 아이템으로 소비되고 있다”며 “유니폼 하나를 착용하기보다 저지나 모자, 리본핀 등을 자신의 옷차림에 맞춰 조합하는 방식이 확산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