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의 중 댓글’ 울산시장이 부른 소통의 무게 [동서남북]

김상욱 울산시장이 시의회 본회의 도중 유튜브 실시간 댓글을 작성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국민의힘은 의회를 가볍게 여긴 행동이라고 비판했고, 김 시장은 댓글을 작성한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시민과 소통하는 과정이었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이번 논란의 핵심은 댓글의 내용이 아니다. 무슨 댓글을 달았느냐보다 언제, 어디서 댓글을 달았느냐가 더 중요하다. 시의회 본회의장은 시장과 시의회가 시민 앞에서 시정을 논의하고 책임을 다하는 공식적인 자리다. 시장은 의원들의 질의를 듣고, 필요한 경우 답변하며 시정 운영을 설명해야 한다.

이보람 사회2부 기자

시민들은 이 과정을 지켜보며 시정을 평가하고 시장과 간부공무원 등 공직자의 태도를 판단한다. 그래서 본회의가 진행되는 동안에는 회의에 집중하는 모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물론 시민과의 소통도 공직자의 중요한 책무다. 유튜브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시민들과 실시간으로 의견을 나누는 일은 이제 낯선 풍경이 아니다. 온라인 소통은 시민과의 거리를 좁히는 중요한 수단이 됐다.

그렇다고 이번 논란을 단순히 유튜브 댓글을 달았다는 사실만으로 판단할 일은 아니다. 문제는 소통 자체가 아니라 소통의 시점이다. 온라인 소통이 중요하더라도 본회의가 진행되는 시간이라면 우선순위는 공식 업무에 있어야 한다는 것이 일반적인 인식이다. 댓글 몇 줄이 실제 회의를 방해했느냐가 아니다. 일부 시민들에게 회의보다 다른 일에 더 신경 쓰는 모습으로 비쳤다면, 이 역시 공직자가 무겁게 받아들여야 할 부분이다.

공직자는 결과뿐 아니라 과정과 태도로도 평가받는다. 특히 시장처럼 시민을 대표하는 위치에 있는 사람이라면 작은 행동 하나도 공적인 의미를 갖는다. 법이나 규정을 위반했는지를 떠나 시민들에게 어떤 모습으로 비쳤는지까지 돌아보는 것 역시 공직자의 책임이다.

이번 논란이 정치권의 공방으로만 흘러가서는 안 된다. 중요한 것은 댓글을 둘러싼 찬반이 아니라 공직자가 공식적인 자리에서 어떤 태도를 보여야 하는지에 대한 기준을 다시 생각해 보는 일이다. 시의회 역시 이번 일을 계기로 본회의 중 태블릿PC 사용과 온라인 활동에 대한 기준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

이번 논란이 누가 옳고 그르냐를 가리는 데 그치지 않고, 공직자들의 디지털 시대의 소통은 어디까지 가능하며 어떤 책임이 따라야 하는지를 함께 고민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시민이 바라는 것은 소통의 양이나 화려함이 아니라 공적 자리를 대하는 공직자의 엄중한 태도에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