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카카오 ‘AI 수익화’ 잰걸음

네이버, GPU·데이터센터 등 인프라 역점
카카오, 이용자 중심 서비스 고도화 중점

올해 2분기 나란히 성장세를 이어간 네이버와 카카오가 서로 다른 전략으로 인공지능(AI) 사업 수익 구상을 밝혔다. 네이버는 AI 서비스와 함께 그래픽처리장치(GPU)·AI 데이터센터를 아우르는 인프라 사업을 추진하고, 카카오는 이용자 중심의 AI 서비스 고도화에 집중하기로 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내년 상반기부터 엔비디아와 구축하는 AI 팩토리 사업 매출을 본격적으로 발생시킬 계획이다. AI 연산·추론 자원을 기업과 공공기관에 공급해 새 수익원으로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네이버의 성장 전략은 AI 서비스로 플랫폼 이용자를 붙잡고, 인프라 사업으로 기업 간 거래(B2B) 매출을 확대하는 게 핵심이다. 네이버가 보유한 클라우드·데이터센터 운영 경험과 인프라 고객을 중심으로 정부·기업의 소버린 AI 수요를 잡겠다는 것이다. 막대한 인프라 투자 비용이 난관이었는데, 엔비디아 투자, 글로벌 자산운용사 브룩필드와의 협력으로 자금 부담을 낮췄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일회성 사업 기회가 아니라 구조적으로 성장하는 시장에 대한 투자”라며 “글로벌 AI 컴퓨팅 시장에서 새 성장 동력을 마련해 갈 것”이라고 말했다.

카카오는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AI 인프라 경쟁에는 뛰어들지 않기로 했다. 인프라 사업은 선행투자와 지속적인 설비투자에 큰 자본이 투입되는 데다 인프라 공급 경쟁도 치열해져 투자 대비 수익률이 높지 않다고 판단했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는 “이용자가 매일 사용하는 AI 서비스를 만들어 내는 것이 카카오가 가장 잘할 수 있는 영역”이라며 “여기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카카오는 AI가 이용자의 대화 맥락과 의도를 파악해 상품 추천에서 주문·예약·결제까지 직접 수행하는 ‘에이전틱 AI’를 핵심 성장동력으로 삼는다. 카카오톡 생태계에 배달, 여행, 쇼핑 등 외부 사업자를 연결해 기존 플랫폼 매출 영역을 넓히는 방식이다.

양사의 향후 과제도 엇갈린다. 네이버는 글로벌 인프라 사업자와 경쟁해 고객들을 확보하고, 투자비를 뛰어넘는 AI 인프라 사업 성과를 보여줘야 한다. 카카오는 비교적 재무 부담이 적은 전략이지만 내수 중심의 성장 한계를 극복할 방안이 필요하다. 카카오톡 이용자가 실제로 AI를 통해 주문·결제하는 이용 습관을 만들고, 이를 의미 있는 매출로 전환할 수 있는지가 성패를 가를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