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로, 완성차로… 국내 車시장 파고드는 中

르노·KGM, 제휴 中 업체에
부품값·로열티 수천억 지급
BYD 등 완성차 판매도 급증

입지가 좁아진 국내 중견 완성차 업체들의 중국 자동차 기술 의존도가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 여기에 중국산 전기차 판매량까지 급증하며 국내 안팎에서 중국 자동차 업계의 공세가 거세지는 모양새다.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르노코리아의 지난해 중국 지리그룹 상대 매입액은 9527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리차 플랫폼에 기반한 ‘그랑 콜레오스’ 출시에 따라 관련 부품이 대폭 늘어난 결과로 분석된다. KG모빌리티(KGM) 역시 중국 체리자동차의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PHEV) 플랫폼인 ‘T2X’ 기술 라이선스를 취득하는 등 파트너십을 강화하고 있다. KGM이 올해 들어 체리차에 지급한 금액은 약 8400만달러(약 1200억원)로 전해졌다.



중견 업체들의 이러한 행보는 내수 부진 속 생존을 위한 고육지책이다. 르노코리아, KGM, 한국GM 등 중견 3사의 지난해 내수 판매량은 총 10만7607대(점유율 6.4%)로, 10년 전인 2015년(30만4309대·16.6%)과 비교하면 3분의 1 수준이다. 그러나 차량의 뼈대인 플랫폼과 미래차 핵심 기술을 내주면 국내 공장이 중국산 부품을 단순 조립하는 하청 기지로 전락할 뿐 아니라 한국이 중국의 수출 우회 통로로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동시에 안방 시장을 향한 중국 완성차의 공격도 매섭다. 자국 내수 침체와 미·중 갈등에 가로막힌 중국 브랜드들이 한국을 새로운 돌파구로 삼았기 때문이다. 올해 상반기 국내 신규 등록된 중국산 전기차는 6만9513대로 전년 동기 대비 178.7% 급증했다. BYD에 이어 지리차 프리미엄 브랜드 지커도 국내에 상륙하며 공세 범위가 고가 시장까지 확대되는 추세다.

유럽 시장에서도 중국 차의 영토 확장이 이어지고 있다. 올해 상반기 유럽에서 BYD와 체리차 등의 판매량은 세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한 반면 현대차·기아의 합산 점유율은 7.4%로 전년 동기 대비 0.5%포인트 하락했다. 이에 현대차그룹은 하반기 투입될 아이오닉3 등 유럽 전략형 소형 전기차 라인업을 앞세워 맞대응에 나선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