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수사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운영 중인 '직원 간 사건문의 금지제도'가 낮은 신고율과 미미한 징계 수위로 실효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장윤기 사건을 계기로 경찰관 본인·가족 관련 수사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형사소송법 개정으로 경찰의 수사 책임이 한층 확대된 상황에서 내부 감시와 통제 장치 보완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경찰 직원 간 사건문의 금지제도는 검경 수사권 조정에 따라 경찰이 2020년 마련한 반부패 종합대책의 하나로, 전·현직 경찰관이 사건 담당 경찰관에게 수사 상황을 묻거나 특정 방향의 처리를 요청하는 행위를 막기 위해 도입됐다.
그러나 실제 일선 경찰관들이 내부에서 받는 사건 문의는 공식 신고 건수보다 훨씬 빈번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지적이 경찰 안팎에서 제기된다.
최근 장윤기 사건에서는 장씨의 아버지인 현직 경찰이 사건 담당 경찰관들과 연락하며 구속영장 신청 방침 등 수사 정보를 전달받고 핵심 증거를 폐기한 사실이 드러나 파문을 일으켰다.
지난 5일에도 대구에서 현직 경찰관의 음주운전·뺑소니 사건과 관련해 동료 경찰관이 담당 부서에 수사 정보를 문의하고 정보를 유출한 정황이 확인돼 경찰이 관련 부서를 압수수색했다.
이처럼 제도 시행 이후에도 경찰 내부의 사건 문의와 수사 정보 유출 논란이 반복되면서 기존 통제 장치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사건문의 금지제도가 훈령이나 행동강령이 아닌 내부 지침에 머물러 있는 데다 신고와 제재도 충분하지 않아 실효성을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국민의 신뢰 제고를 위한 경찰 수사 개혁위원회'(수사개혁위)는 현재 지침에 불과한 이 제도를 '경찰청 공무원 행동강령'에 명문화하는 방안에 관해 논의하고 있다.
또 적용 대상을 기존 전·현직 경찰관에서 미선임 변호사와 사무장 등으로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이와 함께 사건을 문의한 경찰관, 중요 사건 정보를 제공한 경찰관, 일반 사건 정보를 누설한 경찰관, 신고 의무를 위반한 경찰관 등 위반 유형별 징계 기준을 구체화하고, 사건 문의를 받은 직원이 신고하면 포상금이나 표창을 지급하는 방안도 살피고 있다.
수사개혁위 관계자는 "향후 논의를 거쳐 제도의 근거와 적용 대상, 징계 기준 등을 구체화하는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며 "퇴직 경찰관의 로펌 진출 등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사건 문의와 부적절한 접촉을 차단할 방안도 함께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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