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최고안보수장에 혁명수비대 총사령관 출신 강경파 임명

미국 제재명단 오른 모흐센 레자이…"혁명수비대 입지 커져"

이란이 미국, 이스라엘과 전쟁 속에 초강경파 인사를 신임 국가안보 수장에 임명했다.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을 놓고 무력 충돌과 대화 국면이 반복되는 와중에 이란 내부에서는 강경파의 목소리에 더욱 힘이 실리는 모습이다.

모흐센 레자이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 사무총장. UPI연합뉴스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 대변인은 9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에서 모흐센 레자이(72) 최고지도자 군사고문이 이란 최고 국가안보회의(SNSC) 신임 사무총장으로 임명됐다고 밝혔다.



레자이 신임 사무총장은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에서 역대 최장수 총사령관을 지낸 초강경파 인사다.

그는 1981년부터 1997년까지 16년간 총사령관으로 재임하며 이란 신정체제를 수호하는 혁명수비대의 설계에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1978년 이란 남부에서 벌어진 미국 석유회사 경영진 암살사건을 주도했다는 의혹을 받았고, 1994년에는 85명이 사망한 아르헨티나 유대인센터(AMIA) 폭탄 테러 사건의 배후로 지목돼 인터폴 적색수배 대상에 오르기도 했다.

2020년에는 미국 재무부의 특별제재대상(SDN) 명단에도 포함됐다.

이를 두고 이란이 대미 협상 과정에서 강경 대응에 더욱 무게를 싣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이란 전문가 하미드레자 아지지는 "이번 임명은 미국과의 협상을 주도해 온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국회의장에 대한 견제책의 일환"이라며 "이는 이란 체제 내 강경파가 우위를 점하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NYT에 말했다.

직전 사무총장이었던 모하마드 바게르 졸가드르는 갈리바프 국회의장과 가까운 사이로 알려졌는데, 이란 최고지도자가 이번 인사를 통해 갈리바프 의장의 영향력을 견제하려 했다는 분석이다.

테네시 대학교 채터누가 캠퍼스의 사이드 골카르 교수 역시 "레자이의 승진은 이란 내부에서 혁명수비대가 주요 결정을 내리고 있다는 또 다른 신호"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온건 협상파로 분류되는 페제시키안 대통령의 내부 입지도 좁아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반이란 매체인 이란인터내셔널에 따르면 하메네이 가문의 인척인 성직자 모하마드 바게르 카라지는 이달 초 "마수드 페제시키안 대통령이 최근 최고지도자에게 28차례 사퇴 의사를 밝혔고, '다음에 또 사표를 내면 수리될 것'이라는 경고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다만, 이란 대통령실은 이 보도를 강하게 부인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