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 10명 중 6명 이상이 소셜미디어(SNS) 기업에 대한 정부의 감독을 강화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어린이·청소년의 SNS 이용을 제한해야 한다는 데에는 더 높은 지지가 나타났다.
◆ SNS 규제 강화 요구하는 미국인들
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 여론조사기관 입소스가 공동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소셜미디어 기업에 대한 정부의 감독을 강화해야 한다’는 데 응답자의 61%가 찬성했다.
SNS 플랫폼의 운영 방식과 이용자 보호에 정부가 보다 적극적으로 개입할 필요가 있다는 인식이 미국 사회 전반에서 확산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미성년자의 SNS 이용을 제한해야 한다는 여론은 더욱 강했다.
응답자의 66%는 SNS 기업이 16세 미만 이용자의 접근을 막기 위해 연령확인 도구를 사용하도록 법으로 의무화하는 방안에 찬성했다.
반대한다는 응답은 11%였으며, 21%는 찬반 어느 쪽도 아니라고 답했다.
SNS가 어린이에게 미치는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컸다.
응답자의 85%는 SNS가 어린이에게 중독성을 가질 수 있다고 답했다. 비슷한 수준의 응답자는 SNS 이용이 어린이의 정신건강에 해로울 수 있다고 인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 청소년 보호 놓고 플랫폼 압박 확대
이번 조사는 메타플랫폼의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등이 청소년 이용자를 중독시키도록 제품을 설계했다는 주 검찰 측 주장과 관련한 재판을 앞두고 실시됐다.
메타는 이 같은 주장을 부인하고 있으며, 패소할 경우 미국 4개 주가 요구하는 제재금 규모가 최대 1조4000억 달러(약 1970조원)에 이를 수 있다고 밝힌 상태다.
앞서 지난 6일 뉴멕시코주 법원은 메타에 청소년 정신건강 기금으로 5억6700만 달러(약 8000억원)를 지급하고 청소년 이용자를 위한 플랫폼 운영 방식을 바꾸라고 명령했다. 법원은 메타가 아동의 복지에 피해를 줬다고 판단했다.
유튜브를 운영하는 구글도 비슷한 소송에 직면하는 등 주요 플랫폼 기업을 둘러싼 청소년 보호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플랫폼 업계는 연령확인 의무화 등 일부 규제가 이용자의 권리를 침해할 수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메타와 틱톡, 스냅 등 주요 소셜미디어 기업이 참여하는 업계 단체 넷초이스(NetChoice)는 이용자의 연령 확인을 요구하는 각 주의 법률을 막기 위한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미국에서는 이미 미성년자의 SNS 이용을 제한하려는 움직임도 확산하고 있다.
10개가 넘는 주가 미성년자의 SNS 이용을 규제하는 법을 통과시킨 가운데 연방 차원에서도 관련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다만 현재까지 미 의회는 어린이·청소년의 SNS 이용을 보호하기 위한 연방법을 통과시키지 못했다.
◆ “SNS 즐겁지만 너무 많이 쓴다”…공존하는 두 시선
흥미로운 점은 이런 상황에서도 미국인들이 SNS 자체를 부정적으로만 보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응답자의 70%는 SNS에서 보내는 시간이 즐겁다고 답한 반면,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응답은 35%였다.
매일 SNS에 너무 많은 시간을 쓴다는 응답은 52%로, 그렇지 않다는 응답 43%보다 많았다.
SNS를 일상적으로 즐기면서도 과도한 이용과 어린이·청소년에 대한 부작용에는 별도의 보호 장치가 필요하다고 보는 인식이 동시에 나타난 셈이다.
이번 조사는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3일까지 미국 성인 4505명을 대상으로 온라인에서 진행됐으며, 오차범위는 ±2%포인트다.
SNS를 둘러싼 미국 사회의 논쟁이 플랫폼 이용 자체를 둘러싼 찬반을 넘어, 어린이·청소년 보호와 기업의 책임을 어디까지 요구할 것인지에 대한 문제로 확대되고 있는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