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기 새겨진 모자 쓰고 붙잡힌 중국인, 징역 46년 중형

C4 폭발물·M16 등 대량 불법 소지 혐의
태국 법원 “국가 안보 중대한 위협”

태국에서 군용 화기와 폭발물 등 대량의 무기를 불법 소지한 중국인 남성이 징역 46년을 선고받았다.

 

태국에서 ‘한국’이라고 적힌 모자를 쓴 중국인 남성이 군사 무기 불법 소지 혐의로 징역 46년을 선고받았다. 방콕포스트

 

최근 방콕포스트 등에 따르면 태국 촌부리주 파타야 지방법원은 지난 3일 중국인 쑨밍천(31)에게 C4 폭발물과 M16·M4 소총, 대인 수류탄, 무선신호 교란 장치 등 군사용 장비 불법 소지 혐의로 징역 46년을 선고했다.

 

법원은 쑨씨가 유죄를 인정한 점을 참작해 형량을 3분의 1 감형했으나, 해당 범죄가 공공 안전과 국가 안보에 중대한 위협이 된다고 판단했다. 다만 태국 형법상 복합 범죄에 대한 복역 상한선에 따라 그가 실제로 복역할 수 있는 기간은 최대 20년이다. 

 

쑨밍천(31)의 파타야 거주지에서 발견된 대량의 무기들. 방콕포스트

 

이번 사건은 지난 5월 8일 쑨씨가 운전하던 차량이 전복되는 사고가 나면서 드러났다. 출동한 경찰이 사고 차량 내부에서 권총을 발견한 뒤, 파타야의 거주지로 수사를 확대하자 C4 폭발물과 군용 탄약, 화학 방독면 등 대량의 무기가 적발됐다.

 

수사 과정에서는 범죄의 계획성을 의심케 하는 정황도 잇따라 포착됐다. 디지털 포렌식 결과 쑨씨는 챗GPT에 C4 폭발물의 파괴력과 주요 시설 파괴 방법을 검색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휴대전화에서는 캄보디아 왕립 육군 정예 부대인 경호본부(BHQ) 사격장에서 기관총과 수류탄 투척 훈련을 받는 영상도 발견됐다. 당초 쑨씨는 무기에 관해 우울증으로 인한 자살 폭탄 테러용이었다고 주장했으나 재판 과정에서 모든 혐의를 인정했다.

 

쑨씨의 복잡한 신원과 한국과의 정체불명 접점도 화제가 됐다. 그는 체포 당시 태극기와 한글로 ‘한국’이라 적힌 모자를 착용해 한국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한국인이 한 것처럼 언론플레이 하려는 거냐”는 비난을 샀다.

 

조사 결과 그는 중국과 캄보디아 여권을 모두 소지하고 있었으며, 태국 장기 거주 외국인에게 발급되는 공식 신분증도 갖고 있었다. 또한 파타야 거주지는 월세로 임대한 거주지였으며, 방콕 주민등록부에 그의 이름이 올라와 있었던 것이 파악됐다. 현지 매체에 따르면 쑨씨는 태국 여성과의 결혼 생활 중 한국에서 렌터카 사업을 하며 태국을 자주 오간 이력이 확인됐으나, 한국이라고 새겨진 모자를 착용한 이유는 확인되지 않았다.

 

태국 경찰은 현재로서는 해당 무기들이 태국 내 공격을 목적으로 사용되었다는 증거는 없다고 밝혔지만, 수사는 점차 국제적인 범죄 조직과의 연관성을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이번 사건이 전통적인 테러 조직보다는 통신 사기 및 캄보디아 국경 지역에서 활동하는 불법 단체와 연관이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