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주 3잔 마시고 운전대 잡았는데…택시기사 ‘무죄’ 선고, 왜?

현행 음주운전 처벌 기준 혈중알코올농도 0.03%
재판부, 운전 당시 혈중알코올농도 0.03% 이상 추단 못 해
음주운전 관련 이미지.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게티이미지뱅크

 

음주운전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택시기사에게 무죄가 선고됐다. 

 

9일 법조계에 따르면 부산지법 동부지원 형사7단독 이성 부장판사는 도로교통법(음주운전)위반 혐의로 기소된 50대 택시기사 A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A씨는 지난해 12월13일 낮 12시 46분쯤 음주운전 처벌 최소 기준인 혈중알코올농도 0.03% 상태로 약 1㎞ 구간을 운전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식당에서 술을 마시고 운전대를 잡았다. 같은 날 낮 12시 20분쯤 차고지에 택시를 주차하고 차량 안에서 휴식을 취하던 그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게 음주측정을 받았다. 당시 혈중알코올농도는 0.03%로 측정됐다. 현행 음주운전 처벌 기준인 0.03% 수치에 딱 걸쳐져 있었다.

 

검찰은 A씨가 운전할 당시 혈중알코올농도가 처벌 기준인 0.03% 이상이었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당시 A씨의 혈중알코올농도가 0.03% 이상이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봤다.

 

이 부장판사는 A씨가 음식값을 결제한 시점(사건 당일 낮 12시 6분)을 고려해 음주를 마친 시점을 그 이전으로 분석했다. 음주측정이 최종 음주 후 최소 40분 이상 지나 이뤄진 점 등을 토대로 당시 혈중알코올농도가 상승기에 있었다고 봤다.

 

최종 음주 시점에서 40분이 지난 후 음주 측정이 진행된 만큼, 측정 시기보다 26분 전인 운전 당시에는 농도가 더 낮았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재판부는 통상적으로 음주 후 30~90분 사이 혈중알코올농도가 최고치에 이르는데, 상승기에 시간당 어느 정도 비율로 수치가 증가하는지 과학적으로 밝혀진 바가 없고 이를 추정할 수 있는 자료가 제출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식당에서 소주 2~3잔 정도를 마셨다”고 진술했다. 이와 관련해 이 부장판사는 A씨의 체중과 체질 등에 따라 운전 당시 혈중알코올농도가 0.03%에 미치지 않는 결과가 나올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 부장판사는 “A씨가 사고를 일으키지 않았고, 운전 당시 혈중알코올농도가 0.03%를 넘어서는 상태에 있었다고 추단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