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아시아나 조종사 갈등’ 명예훼손 사건 불송치

경찰, 증거 불충분 무혐의 처분

대한항공 조종사노동조합(KAPU) 측이 최도성 아시아나항공 조종사노동조합(APU) 위원장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한 사건에 대해 경찰이 혐의가 없다고 판단했다. 양사의 인수·합병 과정에서 드러난 조종사 간 갈등이 법적 공방으로까지 치달았으나 경찰의 불송치 결정으로 일단락되는 모양새다.

 

10일 경찰 등에 따르면 서울 강서경찰서는 최 위원장의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혐의 고소 사건에 대해 지난달 30일 증거 불충분을 이유로 불송치(무혐의) 결정을 내렸다.

 

대한항공 여객기가 이륙하는 모습. 연합뉴스

 

사건의 발단은 지난 5월 최 위원장이 아시아나항공 사측에 발송한 공문이었다. 최 위원장은 해당 공문에서 “아시아나항공에서 탈락한 뒤 대한항공에 입사한 사람이 많다”며 “아시아나항공의 민간 출신 조종사들은 능력이 뛰어나 아시아나항공에 먼저 입사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공문 캡처본이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에 유포되면서 양사 조종사 간 감정싸움으로 번졌다. 대한항공 조종사노조 일부 조합원들은 최 위원장이 대한항공 조종사들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그를 경찰에 고소했다. 노동조합이 사측에 보낸 공문은 관례상 내부 게시판을 통해 조합원들에게 공개되는데, 최 위원장은 당시 “사측에 공문을 보낸 것은 맞지만 인터넷에 직접 올리지는 않았다”고 해명한 바 있다.

 

경찰의 무혐의 처분 이후 최 위원장은 공식 입장을 내고 대승적 차원의 화해 메시지를 던졌다. 최 위원장은 “수사기관이 법과 원칙에 따른 당연한 결정을 내렸다”면서도 “상황이 여기까지 악화한 데 대해 양사 조종사 간 깊은 갈등의 골에 우려를 금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성공적인 통합항공사 출범을 지원하고 양사 조종사들이 진정한 ‘원 팀’으로 융합할 수 있도록 이번 고소 건과 관련해 추가적인 법적 대응은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며 “대한항공 조종사노조와 쌓인 갈등과 앙금을 과감히 털어내고 상생과 연대의 노조 문화를 구축하는 데 먼저 앞장서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끝으로 “그 어떤 조종사도 소외되거나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근로조건 보장과 복지 향상을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며 “이 목표를 위해 두 노동조합이 역량을 하나로 모을 수 있는 프로세스를 구축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