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이 양평고속도로 노선 변경 특혜 의혹이 일었을 당시 직원들에게 "수사받을 수 있으니 변경안이 아닌 원안대로 가자"고 지시했다는 법정 진술이 나왔다.
전 국토교통부 도로정책과 직원 A씨는 1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1부(박준석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공용전자기록 등 손상 혐의 사건 재판의 피고인 신문 과정에서 이같이 말했다.
양평고속도로 의혹은 2023년 국토부가 서울∼양평고속도로 사업을 추진하며 종점 노선을 김건희 여사 일가 땅 일대로 바꿔 특혜를 줬다는 내용이다.
A씨는 원 전 장관이 2023년 7월 9일 사업 전면 백지화를 선언한 이후 국토부 내부에선 백지화를 결정한 게 사실 윤석열 전 대통령 측이라는 얘기가 오갔다는 진술도 내놨다.
법정에서 공개된 A씨와 다른 국토부 직원의 그해 7월 11일 자 통화 기록에 따르면 해당 직원은 "내가 볼 때 백지화는 'V'(윤석열 전 대통령)가 정한 것이다. 장관이 일정 중에 누구 전화를 받았겠느냐"라고 말했고, A씨는 "난 그게 '뻥'인가 싶었는데 아니구나"라고 답한다.
특검팀이 이에 "(백지화는) 원 전 장관 혼자 결정하기 어려운 사항이었나"라고 묻자 A씨는 "그때 그런 얘기가 있긴 했다"라고 답했다.
A씨는 2023년 6월 양평고속도로 관련 논란이 본격화해 국회에서 자료를 요청하자 주요 내용을 고의로 삭제한 자료 파일을 국토부 홈페이지에 올린 혐의로 작년 12월 기소됐다.
A씨는 국토부 다른 직원, 한국도로공사 직원과 함께 당시 용역업체가 낸 과업수행계획서에서 종점부 위치 변경 관련 내용이 담긴 4페이지 분량을 삭제한 것으로 조사됐다.
원 전 장관은 양평고속도로 종점 변경과 관련해 김 여사 일가 특혜 의혹이 불거지자 적법한 심의 절차를 거치지 않고 사업 백지화를 선언해 직권을 남용한 혐의로 현재 권창영 2차 종합특별검사팀 수사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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