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아 고마워'… 열돔 깨져 선선해진 서울 [한강로 사진관]

한강로 사진관은 세계일보 사진부 기자들이 만드는 코너입니다. 우리가 세상을 보는 방법은 다양합니다. 눈으로도 보고 귀로도 듣습니다. 간혹 온몸으로 느끼기도 합니다. 사진기자들은 매일매일 카메라로 세상을 봅니다. 취재현장 모든 걸 다 담을 순 없지만 의미 있는 걸 담으려고 합니다. 그리고 조금은 사심이 담긴 시선으로 셔터를 누릅니다. 다양한 시선의 사진들을 엮어 사진관을 꾸미겠습니다.
극한 폭염이 한풀 꺾인 10일 서울 여의도 63빌딩 63스카이피크닉에서 서울 하늘이 맑게 보이고 있다.
극한 폭염이 한풀 꺾인 10일 서울 여의도 63빌딩 63스카이피크닉에서 서울 하늘이 맑게 보이고 있다.
극한 폭염이 한풀 꺾인 10일 서울 용산국 국립중앙박물관 계단에서 시민들이 휴식을 취하고 있다.
극한 폭염이 한풀 꺾인 10일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 계단에서 어린이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극한 폭염이 한풀 꺾인 10일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 계단에서 어린이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극한 폭염이 한풀 꺾인 10일 서울 여의도 63빌딩 63스카이피크닉,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 계단에서 하늘이 맑게 보이고 있다.

유례없는 극단적 폭염을 한반도 전역에 가두었던 거대한 ‘열돔(Heat Dome)’ 현상이 주변을 지나가는 태풍의 간접 영향으로 거대한 균열을 맞이하고 있다. 찌는 듯한 가마솥더위의 기세가 한풀 꺾이기는 했으나, 기상청의 정밀 관측 수치와 기후 통계에 따르면 여전히 평년 범위를 크게 웃도는 맹위가 지속되고 있어 철저한 건강 관리가 요구된다.

 

올해 8월의 기상 상황은 단연 ‘기록의 연속’이었다. 기상 관측 사상 최초로 경남 양산 등 일부 지역에서 공식 낮 최고기온이 42.5도(8월 2일 기준)까지 치솟는 등 한반도 상층부를 장악한 고기압의 열돔은 대지를 거대한 온실처럼 탈바꿈시켰다. 강원도 강릉 등지에서는 공식 밤 최저기온이 30.2도를 기록하며 밤낮을 가리지 않는 극심한 열대야가 기승을 부렸다.

 

이처럼 한반도를 짓누르던 강력한 정체 고기압과 열돔 체제는 최근 북상하는 태풍의 진로와 주변 기압계의 급격한 변화로 인해 점차 흐트러지고 있는 모양새다. 태풍이 동반한 강한 바람과 구름대, 그리고 상대적으로 선선한 공기의 유입은 대기 상층에 견고하게 버티고 있던 열돔의 대칭 구조를 무너뜨렸다. 이로 인해 지난 초순을 강타했던 40도를 웃도는 살인적인 극한의 수은주는 일시적으로 제동이 걸렸다.

 

그러나 열돔이 완전히 해소된 것으로 오판해서는 안 된다. 태풍이 공급하는 다량의 수증기와 열기가 오히려 대기의 습도를 급격히 끌어올리면서, 기온 수치가 소폭 낮아졌음에도 체감하는 불쾌감은 오히려 증폭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현재 전국 대부분 지역의 최고 체감온도는 여전히 35도 안팎에 달하며, 밤사이 기온이 25도 아래로 떨어지지 않는 열대야 역시 국지적으로 광범위하게 이어지고 있다.

 

기상청이 집계한 기후 통계 자료를 바탕으로 한 8월 평년 기온 범위와 비교해 보면 현재의 더위가 얼마나 매서운지 명확해진다. 8월의 평년 평균기온 범위는 통상 24.6도에서 25.6도 사이를 오간다. 하지만 올해는 기온이 평년보다 높을 확률이 50%를 상회할 만큼 압도적으로 높게 예측되었으며, 실제 실측 평균기온 역시 이 평년 범위를 크게 상회하고 있다. 평년 기준의 정상적인 여름 기후와 비교할 때, 수치상으로 최소 수 도 이상 높은 기온 분포가 장기화되면서 누적 피로도가 한계에 달하고 있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태풍의 영향으로 열돔의 형태가 일시적으로 흐트러졌으나, 태풍이 통과한 이후 남겨진 고기압성 순환이나 추가적인 기압골의 배치에 따라 언제든 잔류 열기가 다시 응축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평년보다 대폭 높은 기온과 열대야가 9월 초입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제기되는 만큼, 단순한 수은주 하락에 안주하지 말고 온열질환 예방과 철저한 에너지 수급 관리에 만전을 기해야 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