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병헌이 240억원을 주고 사들인 서울 성동구 옥수동 빌딩이 매입 4년 만에 하락장이라는 냉혹한 바닥과 마주했다. 지난 2022년 8월 이병헌은 독서당로에 위치한 대지면적 732㎡, 연면적 2494.76㎡ 규모의 지하 2층~지상 6층 건물을 239억9000만원에 매입했다. 당시 평당 매매가는 1억800만원으로 옥수동 일대 최고가 기록을 갈아치웠다.
누구나 부러워했던 이 알짜 빌딩은 당시 압구정동 접근성이 좋고 한남동 고급 주거지와 인접해 있다는 이유로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국제학교가 보증금 10억원에 월 임대료 8500만원으로 입주해 있어 안정적인 장기 임대수입이 기대된다는 평가가 이어졌다. 당시 언론과 중개 업계는 이를 두고 2년 만에 92억원의 시세차익이 터질 것이라며 대단한 성공 사례로 대서특필했다.
그러나 저금리 유동성 장세의 절정에서 쏘아 올린 장밋빛 환상은 시장 분위기가 반전되는 순간 곧바로 유동성 함정으로 돌변했다. 4년이 지난 현재 상업용 빌딩 시장은 고점 매수 이후 하락 국면으로 완전히 접어들었다. 서울 상업용 빌딩 시장이 성수동과 강남권 일부 지역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옥수동 일대 빌딩 시세는 매입 당시보다 하락한 평당 1억원 내외로 평가받고 있다.
매입가 240억원 중 무려 190억원에 달하는 막대한 은행 대출을 낀 자산 구조는 이 하락장에서 치명적인 시한폭탄이 된다. 금리가 치솟고 시장이 얼어붙은 상황에서 평당 단가가 1억원 내외로 주저앉았을 때, 매달 감당해야 하는 막대한 이자 비용과 유지비는 실질적인 현금 흐름을 짓누르는 거대한 압박으로 작용한다. 취득세와 법무비 등 부대비용을 포함한 매입 원가를 고려하면 사실상 밑지는 장사가 됐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실제로 옥수동 빌딩 시세는 이병헌의 투자 이후 정점을 찍고 내리막을 걷고 있다. 빌딩중개 전문인 투자길잡이팀 공인중개사무소에 따르면 이병헌의 빌딩 인근 건물이 2024년 1월 평당 약 1억1878만원에 매매되며 이 라인 최고가를 기록한 바 있다. 이 매매 사례를 근거로 한때 이병헌의 빌딩 시세가 330억원대까지 치솟을 것이라는 보도가 이어졌다.
그러나 같은 해 9월, 이병헌 빌딩 바로 근처에 있는 독서당로 소형 빌딩이 평당 9161만원에 거래됐다. 이 빌딩 매수인은 명도 및 리모델링 작업을 거쳐 시장에 재매각을 추진했으나 초기 매각 희망가 63억원에서 현재 매도 호가가 56억원, 평당 1억2099만원까지 낮아진 상태다.
투자길잡이팀 신윤경 대표는 이 소형 건물에 대해 “만실 조건임에도 불구하고 현재 노출가 56억원에서 장기간 매매가 성사되지 않고 있다”며 “매수자와의 협상 여지와 가격 조율을 감안하면 사실상 원가 수준에 매각을 진행하고 있음에도 시장에서 소화되지 않는 상태”라고 지적했다. 이어 “만실이라는 안정성과 신축급 컨디션의 꼬마빌딩임에도 수요가 많은 50억원대 상품이 시장에서 외면받는 것은 시장이 이 가격대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는 명확한 신호”라며 “이 시세를 기준으로 옥수동 독서당로 일대 빌딩 시세는 평당 1억원 안팎으로 보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덧붙였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톱스타이자 철저한 투자 원칙을 지켜온 자산가라 할지라도 거시경제의 거대한 파도와 부동산 하락장의 압박은 피해 갈 수 없음을 이번 사례는 명백히 증명한다. 겉으로 드러난 수백억원대라는 명목 가치 뒤편에서, 실제 거래 시장이 형성되지 않고 매도 호가가 하락하는 현상은 자산 시장의 냉혹한 실상을 가감 없이 보여준다.
화려한 성공 신화와 장밋빛 전망 뒤에 숨겨진 자본 시장의 변동성은 연예인 자산가와 일반 투자자에게 동일하게 작용한다. 옥수동 빌딩의 4년은 단순한 개인의 투자 성패를 넘어, 고점 매수가 가져오는 구조적 한계와 시장 메커니즘의 차가운 진실을 우리에게 생생하게 각인시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