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거 스톤’(Hunger Stone)은 ‘배고픔의 돌’, ‘슬픔의 돌’, ‘기근석’으로 불린다. 유럽의 라인강, 다뉴브강, 엘베강, 모젤강 곳곳에 헝거 스톤 수십 개가 있다. 평상시에는 물에 잠겨 보이지 않는다. 독일과 체코 사이를 흐르는 엘베강에 1616년에 새겨진 ‘내가 보이면 울어라’(Wenn du mich seehst, dann weine)라는 문구가 유명하다. 가뭄으로 인한 흉작, 식량 부족, 굶주림에 대한 경각심을 후손들에게 일깨워주려는 뜻이 담겨 있다. 최근 유럽을 덮친 40도가 넘는 폭염과 최악의 가뭄으로 헝거 스톤들이 다시 수면 위로 나오면서 우려를 낳고 있다.
유럽 내륙 물류의 대동맥으로 불리는 라인강은 수심이 가장 얕은 독일 카우프 지역 기준으로 수위가 20㎝ 아래로 떨어졌다. 1880년대 이래 최저 수준이다. 유럽 10개 나라를 가로지르는 다뉴브강도 평년 대비 올해 수위가 약 90㎝ 낮아진 상태로, 세르비아에선 강 아래 잠겨 있던 2차 세계대전 당시 침몰한 나치 군함 10여 척이 발견됐다. 루마니아는 다뉴브강 수위가 체르나보다 원전 냉각수의 취수구보다 낮아지자 강물 흐름을 바꾸기 위해 암반을 폭파하는 극단적 조치를 취했다. 헝가리는 유일한 원자력발전소인 팍스 원전을 44년 만에 처음으로 가동 중단했다. 물 부족이 에너지 위기로도 번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