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주도하는 평화위원회의 가자지구 평화구상을 거부하며 파문이 확대되고 있다.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철군에 부정적 입장을 내비친 것이 처음은 아니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에 대해 네타냐후 총리가 공개적으로 부정적 입장을 표했기 때문이다. 양측 갈등이 이란 전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각료회의에서 “명확히 말하자면, 이스라엘은 15개 항의 문서를 거부한다”며 “이스라엘방위군(IDF)은 하마스가 무장을 해제할 때까지 (가자지구에서) 철수하지 않을 것”이라고 공개 발언했다.
이에 대해 미국 CNN방송은 “네타냐후 총리는 까다로운 문제에 대해 결정을 미루고, 추후 상황이 꼬일 경우에 대비해 모호함을 남겨두는 것을 선호해왔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분노를 살 수도 있는 발언이 공개적으로 이루어진 것이 매우 이례적이라고 평가했다. 이 매체는 “발언이 나온 이유는 당연히 이스라엘 총선 때문”이라며 네타냐후 총리의 거부가 이스라엘 유권자와 극우 성향 동맹 정당들을 향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선거까지 채 3달도 남지 않은 가운데 여론조사 등에서 재집권이 불투명한 상황에 이르자 지지자들에게 강경 메시지를 냈다는 것이다.
이란 내에서 강경파의 목소리가 한층 커지고 있는 점은 트럼프 대통령과 네타냐후 총리의 틈을 더 벌릴 것이란 우려를 낳는다. 이날 이란 군사안보 수장인 최고 국가안보회의(SNSC) 신임 사무총장에 모센 레자이 최고지도자 군사고문이 임명됐다. 레자이 신임 사무총장은 1981년부터 1997년까지 역대 최장수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총사령관을 지낸 인물로, 신정체제를 수호해온 초강경파 인사다. 1978년 이란 남부에서 벌어진 미국 석유회사 경영진 암살사건과 1994년 85명이 사망한 아르헨티나 유대인센터(AMIA) 폭탄 테러 사건의 배후로 지목되고, 2020년에는 미국 재무부의 특별제재대상(SDN) 명단에도 포함됐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에 대한 추가적 군사행동을 자제하려는 모습이다. 그는 이날 미국 액시오스와 전화인터뷰에서 “우리는 로키로 대응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그들과 부분적으로 협상하고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막대한 인플레이션에 시달리고 돈이 없는 이란의 상황을 지켜보고 있을 뿐”이라며 향후 경제제재 등에 집중하겠다는 뜻을 시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