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개혁 때마다 ‘범정’ 수술대 “총장 눈·귀 役… 표적수사 악용” “보완수사 요구 때 등 활용 필요 기능은 축소하더라도 유지해야”
검찰 수사권이 사실상 사라지면서 검찰총장의 ‘눈·귀’ 역할을 해온 대검찰청 범죄정보기획관실(범정)이 존폐 논란에 휩싸였다. 범죄 관련 정보를 수집·분석해 인지수사의 단서를 확보하는 범정은 역대 검찰개혁 논의 때마다 기능 축소와 확대를 반복해 온 부서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4일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공포된 뒤 본격화한 공소청 직제 정비 등 후속작업 과정에서 범정의 존폐 여부가 논쟁거리로 떠올랐다. 검찰 안팎에선 검찰청이 공소청으로 바뀌더라도 범정 기능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반면, 여권 검찰개혁 강경파는 범정이 수사 기능과 직접적인 역할을 하는 만큼 폐지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조국혁신당 조국 혁신정책연구원장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기존 검찰청을 대체할 공소청에 범죄정보기획관실을 존속시키려 하는 움직임이 있다”며 “검찰총장의 눈과 귀 노릇을 하면서 기획수사, 표적수사를 위한 정보를 모으고 검찰총장에게 직보하던 범죄정보기획관실도 공소청 산하에 있을 근거와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검사의 직접수사권이 사라졌기 때문에 수사를 위한 정보수집 역시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범정은 1999년 설치돼 검찰총장에게 직접 범죄 정보를 보고하는 등 검찰 인지수사의 핵심 부서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청와대 하명수사’, ‘민간인 사찰’ 등 비판이 이어지며 조직 규모가 지속 축소됐다. 검경 수사권 조정이 이뤄진 문재인정부 땐 ‘수사정보담당관’으로 명칭이 바뀌었다가 윤석열정부에서 다시 이름을 바꾸고 역할이 확대됐다. 현재 대검 범죄정보기획관은 지난 2월부터 6개월째 공석이다.
이재명정부 출범 후 대검 범정기획관으로 전보된 이춘 차장검사(사법연수원 33기)가 인천지검 부천지청장으로 발령된 이후 아직까지 후임이 정해지지 않았다. 서울중앙지검도 범죄 관련 정보를 수집하는 수사정보과 소속 일부 수사관을 다른 부서로 옮긴 것으로 알려졌다.
법조계에서는 형사소송법 개정으로 검사가 직접 수사를 할 수 없게 된 만큼 범정의 규모 조정은 불가피하더라도, 범정의 기능 자체를 폐지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이 끊이지 않는다. 경찰 등 1차 수사기관에게 보완수사를 요구할 때나 공소제기 여부 등을 판단할 때 범정이 파악한 정보를 활용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다.
한 차장검사는 “범정이 지금만큼 유지될 필요는 없더라도 사건 처리와 관련된 정보 수집기능은 남겨놔야 한다”며 “(직접) 보완수사도 못하게 된 상황에서 중수청(중대범죄수사청)이나 경찰의 비리 등 내밀한 관련 정보를 알지 못한다면 허위조작된 기록만으로 사건을 처리해야 한다는 말이냐”고 반문했다. 또 다른 일선 검사는 “공소청은 수사를 더 이상 못하게 되는데, 범정을 향한 비판의 화살이 경찰 정보 파트나 중수청으로 향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