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여름하면 시원한 바다에 들어가 수영을 하거나 백사장에서 모래놀이를 즐기는 휴가지 풍경이 연상될 만큼 해수욕장은 대표적인 피서지로 꼽힌다. 하지만 해변은 자연적 환경이나 순간의 부주의로 인해 자칫 대형 사고로 직결될 수 있는 변수가 많은 곳이기도 하다.
10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21~2025년) 발생한 물놀이 사고 사망자는 총 104명이며 이 중 해수욕장 사망자는 24명(전체의 23%)으로 집계됐다. 특히 전체 물놀이 사고의 절반 이상(54%)이 여름방학과 휴가가 집중되는 7월 말에서 8월 초 사이에 발생한 만큼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피서길에 오르기 전 반드시 숙지해야 할 핵심 주의점 3가지를 짚었다.
◆ 비지정 해변, 안전요원 없어…지정 해변 이용해야
정식으로 개장해 운영되는 ‘지정 해수욕장’과 달리, 관리가 이뤄지지 않는 ‘비지정 해변’은 인명구조를 위한 안전요원이 없다. 물놀이 구역 표지선 등 최소한의 안전시설조차 갖춰지지 않은 곳이 대부분이다. 이 때문에 수심이 갑자기 깊어지거나 암초, 갯골 같은 위험 요소를 미리 인지하기 어려워 사고 발생 시 골든타임을 놓치기 쉽다.
실제 비지정 해변을 찾았다가 발생하는 인명 사고는 끊이지 않고 있다. 동해해양경찰서에 따르면 올여름 속초·강릉·동해·울진·포항 등 5개 지역의 비지정 해변에서는 20건의 사고가 발생해 총 12명이 사망했다. 지난달 26일 강원 고성군의 한 비지정 해변에서는 익수자를 구조하기 위해 바다에 뛰어든 50대 군인 2명이 숨지는 안타까운 사고도 있었다.
안전한 피서를 위해서는 반드시 안전요원이 상주하고 안전 구역이 설정된 지정 해수욕장을 이용해야 하며, 물놀이 중에도 안전 표지선을 벗어나지 않도록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
◆ 순식간에 무너질 수 있다…모래 구덩이 속 ‘퀵샌드’ 현상 조심
백사장에서 흔히 하는 모래 구덩이 파기 놀이도 자칫 목숨을 위협하는 매몰 사고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물과 모래가 섞인 해변 지층은 외부 충격이나 파도에 매우 취약하며, 구덩이를 가파르고 깊게 잘라낼수록 옆 벽면이 한순간에 쏟아져 내릴 위험이 크다.
특히 허리 깊이 이상 구덩이를 팠을 때 갑자기 모래가 붕괴하는 ‘퀵샌드(Quicksand)’ 현상을 조심해야 한다. 물을 머금은 모래가 수압과 진동으로 인해 순간적으로 액체처럼 변하는 이 현상이 발생하면, 발밑이 푹 꺼지면서 사람의 체중이 실릴수록 몸이 더 깊은 속으로 빠져들게 된다. 이 상태에서는 혼자 힘으로 빠져나오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실제 모래 구덩이 매몰 사고는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발생하고 있다. 지난해 5월 브라질 코파카바나 해변에서는 한 영국인 관광객이 직접 판 모래 구덩이에 갇혀 3시간 만에 겨우 구조됐고, 앞서 2024년 미국 플로리다 해변에서는 오빠와 함께 모래 구덩이를 파며 놀던 7세 여아가 갑자기 무너져 내린 모래에 묻혀 숨지는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물을 머금은 모래는 무게가 매우 무거워, 무너져 내린 모래 더미가 흉부를 압박할 경우 불과 수분 만에 질식사로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해변에서는 가급적 모래 구덩이를 파지 않는 것이 안전하며, 모래 구덩이를 팠다면 다른 피서객이 빠지는 2차 사고를 막기 위해 모래를 원래대로 평평하게 메워야 한다.
◆ 해변에서 바다 방향으로 밀어낸다…‘이안류’ 조심해야
해안으로 밀려오던 파도가 좁은 폭을 통해 바다 쪽으로 거세게 빠져나가는 ‘이안류(역파도)’는 유속이 초속 2~3m에 달해 숙련된 수영선수조차 빠져 나오기 힘든 위협적인 자연 현상이다. 이안류에 휩싸이면 순식간에 해안에서 수십 미터 바깥 먼바다로 밀려날 수 있어 피서객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실제로 지난 3일 동해 한섬해변에서 물놀이를 하던 70대가 이안류에 휩쓸렸다가 구조되는 일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안류에 휩쓸렸을 때 물살을 거슬러 해변을 향해 직진 수영을 하는 것은 체력만 소진시키는 가장 위험한 행동이다. 이때는 당황하지 말고 떠내려가는 방향의 양옆 45도 방향으로 헤엄쳐 이안류의 흐름에서 먼저 벗어나는 것이 안전하다.
만약 물살이 세서 양옆으로 탈출하기 힘든 상황이라면, 무리하게 헤엄치기보다 물에 떠 있거나 입영(선헤엄)을 하면서 구조를 요청해야 한다. 특히 튜브를 착용하고 있다면 놓치지 않도록 꼭 잡고 있는 것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