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기후특위 점수 매겨봤더니 평균 0.42점…“1.5도 목표, 말로만 지지”

발언 736건·입법실적 등 분석
실질 입법은 ‘전무’
회의 22번뿐, 법안 130건 중 통과는 ‘0건’
여야 격차도 뚜렷
서왕진 +1.42점 1위, 이헌승 -0.43점 최하위

제22대 국회 기후위기특별위원회가 이달 말 활동을 종료하는 가운데 위원 전원의 의정활동을 분석한 결과 국제사회 기준에 미달한다는 평가가 나왔다.

 

기후미디어허브가 글로벌 기후 씽크탱크 인플루언스맵의 기술 지원·검수를 바탕으로 지난 17개월간 기후특위 위원들의 의정활동 충실도와 정책 성향을 평가한 국회 기후특위 종합평가 결과를 12일 공개했다. 출석률·발언량·법안 발의 등 의원 간 비교가 필요한 정량평가는 재임기간이 5개월 이하인 위원 6명을 제외한 20명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기후미디어허브가 공개한 제22대 국회 기후위기특별위원회 17개월 의정활동 평가에서 위원들이 발의한 법안 130건 중 공포된 법안이 단 한 건도 없었으며 발언 평균점수도 0.42점으로 국제 기준에 미달한 결과를 풍자한 이미지. 인공지능(AI) 플랫폼 ‘세계온(SEGYE.On)’으로 생성

인플루언스맵의 방법론은 위원 발언이 파리협정 1.5도 목표와 IPCC(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 권고에 얼마나 부합하는지 측정하는 게 골자다. 성격에 따라 +2점(명확한 적극 지지)부터 0점(중립·원론적), -2점(목표 역행 및 규제 완화 요구)까지 5단계로 점수를 산정한다. 

 

이번 평가는 기후특위 활동 기간 내 위원들의 기후 관련 발언을 분석해 파리협정 1.5도 목표와의 정합성을 평가한 질적 데이터와 함께 회의 출석률·발언량·법안 발의 건수를 계량화한 양적 데이터를 종합 검증했다.

 

발언 분석결과, 기후특위 위원 전체 평균점수는 0.42점에 그쳤다. 이는 중립을 의미하는 0점을 겨우 웃도는 수준이다. 대다수 의원이 1.5도 목표 달성을 표면적으로 지지하지만 법안 등 수단에 대한 의지가 부족했다는 게 기후미디어허브 측 평가다. 

 

전체 발언 중 +2점을 받은 발언은 9.1%(67건)에 불과했다. 원론적·중립적 입장을 취한 발언은 41.4%(305건), 기후 목표에 역행하거나 규제 완화를 요구한 발언은 12.3%(90건)로 집계됐다.

 

조국혁신당 서왕진 의원(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강득구, 이소영 의원. 뉴시스

위원별로 보면 조국혁신당 서왕진 의원이 +1.42점으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이어 더불어민주당 강득구(+1.00점), 이소영(+0.95점) 의원 등이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최하위를 기록한 의원은 국민의힘 이헌승(-0.51점), 김소희(-0.43점), 조은희(-0.43점) 의원이었다. 

 

이세진 인플루언스맵 한국 팀장은 “국회의원을 포함해 한국의 기후 정책을 둘러싼 모든 이해관계자가 IPCC가 제시한 1.5도 경로와 일치하는 정책 도입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며 “이번 분석결과는 1.5도 경로에 비춰볼 때 아직 개선의 여지가 있음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기후특위는 실질적 입법 성과도 저조했다. 기후특위는 17개월간 총 22회 회의를 열어 일반 상임위원회 평균 회의 개최 횟수(55.6회)의 약 40% 수준에 머물렀다. 위원들이 발의한 기후·에너지 관련 법안 130건 중 본회의를 통과해 공포된 법안은 한 건도 없었다. 

 

출석률의 경우 100%가 민주당 박지혜·위성곤 의원 2명이었고, 70% 미만도 3명(민주당 차지호 66.7%·국민의힘 이헌승 65.0%·서범수 60.0%)이 있었다. 회의 1회당 평균 3∼4명 의원이 아무 발언 없이 ‘출석 도장’만 찍고 퇴장했다.

 

서복경 더가능연구소 대표는 “국회는 정부와 함께 한국사회의 기후위기 대응방안을 선제적으로 마련하고 국민을 설득할 책임이 있다. 기후특위는 그 핵심 기구”라며 “지금까지 기후특위 활동이나 위원들의 발언을 보면 기후위기를 제대로 체감하고 있는지, 정책 대응에 대한 포괄적 인식을 가지고 있으며 선제적으로 입법을 하려는 의지가 있는지에 대해 총체적으로 의문이 들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