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상대 한국은행 부총재는 11일 "특별한 경기 충격 요인이 없다면 기준금리를 추가로 인상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유 부총재는 이날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한 기자간담회에서 지난 달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기준금리 인상 기조를 지속할 필요가 있다'라고 언급한 것이 추가 금리 인상이 1회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여러 차례 지속된다는 의미로 볼 수 있냐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그는 "금리 인상·인하 기조는 경기 사이클과 맞대응 된다"면서 "기준금리 인상 속도와 폭은 복잡한 문제지만, 확실한 건 이 사이클에 기준금리를 올려놓은 것"이라고 말했다.
과거 미국 물가 상승기 등의 사례를 봤을 때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이 목표 수준을 오래 상회할수록 기대 인플레이션과 임금 상승을 통한 물가 파급 경로가 더 강해진다고도 했다.
유 부총재는 "사람들이 물가가 목표 수준으로 수렴될 것이라고 믿는 '물가 앵커링(anchoring)'이 잘되지 않고, 물가 목표를 제대로 지키지 않는 상황이 지속되면 통화 긴축을 해도 물가 상승세 둔화가 더디고 생산에도 부정적 영향이 확대된다는 분석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금리를 인상할 경우 위험선호 심리가 커지면서 금융 불균형 완화에도 도움이 된다는 연구도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 경제 성장세가 반도체, 인공지능(AI) 등 일부 분야에만 쏠린 상황에서 기준금리 인상이 성급하다는 시각에는 "한 부분만 성장하기 때문에 금리를 올릴 수 없다는 식의 논리는 받아들이기 힘들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경제가 전반적으로 성장하고 그에 따라 물가 압력이 커지면 그 전에 경제를 안정시킬 필요가 있다는 측면에서 통화 정책을 수행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환율이 1,400원대 초반으로 하락한 것과 관련해서는 "한은이 금리 결정을 하는 데 약간의 여유는 주지만, 그렇게 중요한 요소는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환율이나 주가 수준은 중앙은행 입장에서 전통적으로 중요한 요소는 아니다"라면서 "가장 중요한 요인은 향후 근원물가가 계속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인지, 그리고 경제 성장세는 계속될 것인지 이 두 가지"라고 말했다.
이어 "환율이 내려갔다고 해도 1,400원대는 굉장히 높은 수준이고 물가에도 굉장히 큰 상방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중장기적으로 환율은 하향 안정화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작년 연말부터 올해 초까지 환율 결정 요인 중 펀더멘털보다는 수급, 기대 등 단기적인 요인이 더 크게 작용하면서 환율이 많이 올랐다"면서 "그러나 최근에는 수급 요인의 영향력이 줄고 내외 금리차, 경상수지 흑자 등 중장기적 요인들의 영향력이 더 커지는 상황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여전히 수급이나 기대 심리도 남아있기 때문에 환율이 빠른 속도로 내려갈 것이라고 보진 않지만, 저보고 방향을 말하라고 한다면 아래로 잡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일본 외환당국이 미국 연준의 유동성 공급 제도인 '해외·국제통화당국(FIMA) 환매조건부채권(Repo·레포) 기구'를 활용한 것처럼 한국도 이를 사용해 외환시장에 개입할 가능성이 있냐는 질문에는 "당분간 그렇게 개입할 상황은 없다"고 부인했다.
그는 "국내 금융기관들이 달러를 원하는 만큼 빌릴 수 없는 상황이 된다면 이를 해결하기 위해 당국이 나설 수 있겠지만, 우리나라는 그런 상황이 아닌 데다가 달러를 외국에서 빌려서 개입할 만큼 돈이 모자라지도 않다"며 이같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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