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 콜롬비아 서부를 강타한 규모 7.4의 강진으로 인한 사망자가 지진 발생 이틀째인 11일(현지시간) 175명으로 늘었다. 무너진 건물 잔해에 갇힌 사람이 수백명에 달하는 데다 진앙 주변의 험준한 지형 탓에 구조 작업에도 어려움이 예상돼 인명 피해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CNN방송에 따르면 이날 콜롬비아 당국은 지진에 따른 사망자가 165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으나 이후 서부 대도시 칼리에서 사망자 10명이 추가로 확인되면서 전체 사망자는 175명으로 증가했다.
전날 오전 7시34분 발생한 이번 지진으로 인구 약 220만명의 콜롬비아 제3의 도시 칼리에서만 최소 95명이 숨졌다. 칼리 시 당국은 949명이 다쳤으며 239명이 무너진 건물 잔해에 갇힌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칼리에서는 수십 채의 건물이 무너지거나 쓰러지면서 놀란 주민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한 병원에서는 소아과 진료실을 포함한 여러 층이 무너져 일부 환자가 건물 안에 갇혔으며, 대피한 환자들은 잔해가 널린 거리에서 임시 치료를 받기도 했다. 구조대는 밤새 붕괴된 건물 잔해를 수색하며 생존자 구조에 나섰다. 다른 피해 지역에서도 인명 피해가 잇따랐다. 페레이라에서 55명, 키브도에서 9명, 마니살레스에서 5명이 숨진 것으로 집계됐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에 따르면 진앙은 수도 보고타에서 서쪽으로 약 400㎞ 떨어진 초코주 산호세 델 팔마르 인근이다. 진앙이 위치한 초코주는 콜롬비아에서도 가장 가난한 지역 가운데 하나로, 울창한 정글과 험준한 산악 지형이 많다. 일부 지역은 배나 항공편으로만 접근할 수 있어 정확한 피해 규모 파악과 구조 인력 투입에도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콜롬비아 당국은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이틀째 구조와 구호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아벨라르도 데 라 에스프리에야 대통령은 정부의 모든 역량을 동원해 인명 구조와 피해 지역 지원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콜롬비아지질청(SGC)은 이번 지진이 21세기 들어 콜롬비아에서 발생한 최대 규모 지진이라고 밝혔다. 콜롬비아에서는 1999년에도 규모 6.2의 강진이 발생해 1000명 이상이 숨진 바 있다. 콜롬비아는 지진과 화산 활동이 빈번한 환태평양 조산대, 이른바 ‘불의 고리’에 위치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