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에 채솟값 뛰고 가공식품도 줄인상…8월 장바구니 물가 부담

고온에 출하·작업 여건 악화
밀키트·빵·라면·만두도 올라
정부, 할인행사로 부담 완화

기록적인 폭염으로 채소류 가격이 크게 오르고 원재료와 포장재 등 제조 비용 상승을 이유로 가공식품 가격도 잇달아 인상되면서 이달 장바구니 물가 부담이 커지고 있다.

정부는 폭염에 따른 농산물 수급 불안에 대비해 비축 물량을 확보하고 수급 모니터링 강화에 나섰다. 최근 가격 인상을 단행한 식품업계도 대형마트와 편의점, 이커머스 등 주요 유통 채널에서 할인 행사를 확대하고 있다.

지난 5일 서울 시내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채소를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 기록적 폭염에 채소 수급 흔들…8월 장바구니 가격 들썩



12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KAMIS)에 따르면 전날 시금치 평균 소매가격은 100g 기준 1천88원으로 한 달 전보다 85.3% 올랐다. 배추는 한 포기에 3천509원으로 전월과 비교해 28.0%, 양배추는 한 포기에 3천67원으로 5.5% 각각 올랐다.

엽근채소류는 비교적 서늘한 기후에서 잘 자라 30도 이상의 고온에서는 생산량이 감소하는 특성이 있다. 이에 여름철(7∼9월)에는 기온 상승에 따른 출하량 감소와 휴가철 수요 증가, 급수와 병해충 방제 등에 드는 경영비 증가가 맞물려 다른 계절보다 가격이 2∼3배 오르는 경향을 보인다.

특히 깻잎은 폭염으로 수확과 선별 등 작업 여건이 나빠진 영향으로 공급량이 감소하면서 50g에 987원으로 한 달 전보다 41.4% 올랐다. 상추도 100g 기준 1천230원으로 31.3% 상승했다. 폭염이 장기화하거나 집중호우로 침수 피해가 발생할 경우 추가적인 가격 상승 가능성도 있다.

과채류 가격도 크게 올랐다. 애호박 소매가격은 한 개에 1천36원으로 한 달 전보다 44.5% 올랐고 오이는 10개에 7천977원으로 38.7% 상승했다. 30도를 웃도는 폭염이 지속되면서 고온에 따른 수정 불량과 기형과, 열과(과실이 터지는 현상) 등이 발생해 생산에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전통시장에서도 채소류를 중심으로 가격 오름세가 나타났다.

한국물가정보에 따르면 미나리는 1㎏에 1만6천원으로 한 달 전보다 8천원,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도 2천원 각각 올랐다. 청오이는 10개(2㎏)에 1만3천원으로 한 달 전보다 6천원,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천원 올랐다.

시금치도 한 단(400g)에 8천원으로 한 달 전보다 4천500원,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천원 비싸졌다. 깻잎은 한 근(400g)에 1만원으로 한 달 전보다 4천원,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천원 각각 올랐다.

다만 농림축산식품부는 상추 등 시설채소류는 기온이 낮아지면 출하량이 늘고 침수 등 재해가 발생하더라도 파종·정식 이후 20∼30일이면 수확이 가능해 다음 달과 추석 성수기까지 공급 여건은 양호할 것으로 전망했다.

농식품부는 폭염 장기화에 따른 생육 지연과 출하량 감소에 대비해 약제·영양제와 멀칭필름, 차광도포제 등 고온 피해 예방과 생육 관리에 필요한 농자재 지원도 예년보다 확대하고 있다.

배추와 무는 지난달 정부 수급 물량으로 각각 1만5천톤(t)과 6천t을 확보해 비축하고 있으며 출하량이 감소하면 도매시장과 가공업체 등 실수요처에 공급할 계획이다. 또 추석 성수기까지 대형마트와 전통시장 등에서 채소류 전 품목을 대상으로 최대 40% 할인 행사를 이어갈 예정이다.

염으로 일부 밭작물을 중심으로 농산물 가격이 급등세를 보인 지난 9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연합뉴스

◇ 가공식품도 일제히 상승…원부자재비 부담에 식품업계 시름

가공식품 역시 고유가와 고환율 등의 영향으로 원재료 수입 부담이 커지고, 나프타 가격 변동으로 포장재 비용도 상승하면서 식품업체들이 라면과 빵, 만두, 음료 등의 가격을 잇달아 올리고 있다. 해상운임과 유류비 등 부대 비용까지 높아지면서 제조 원가 부담도 이어지고 있다.

풀무원은 13일부터 대형마트 등 주요 유통 채널에서 판매하는 간식과 김치, 냉동볶음밥, 소스, 계란가공품, 만두, 면 밀키트 등 7개 제품군 30개 품목의 소비자가격을 평균 6.7% 인상한다.

대표적으로 평양냉면(2인)은 6천980원에서 7천480원으로 7.2%, 모짜렐라 핫도그(4입)는 8천480원에서 8천980원으로 5.9%, 얄피꽉찬만두는 9천980원에서 1만480원으로 5.0% 각각 오른다.

삼립이 다음 달부터 빵 50여 개 품목의 가격을 평균 9%대 인상한다고 지난 9일 밝혔다. 지난해 2월 인상 이후 1년 6개월 만이다. 사진은 지난 10일 오후 서울시내 한 대형마트에 삼립 빵이 진열되어 있는 모습.

삼립은 다음 달 1일부터 빵 제품 50여종의 가격을 평균 9%대로 인상한다. 편의점 판매가격을 기준으로 정통보름달은 1천800원에서 2천원으로 11.1%, 허쉬초코샌드는 2천200원에서 2천400원으로 9.1%, 치즈후레쉬팡은 2천500원에서 2천600원으로 4.0% 각각 오른다.

앞서 농심은 지난 1일부터 주요 용기면과 스낵, 음료 등 43개 브랜드 제품의 출고가를 평균 5.8% 인상했다. 코카콜라음료도 같은 날부터 편의점에 공급하는 코카콜라와 스프라이트, 환타 등 52개 품목의 출고가를 평균 7.2% 올렸다. 사조는 지난 3일부터 참치캔과 수산캔 등 주요 가공식품의 출고가를 최대 20% 인상했다.

CJ제일제당은 지난달 30일부터 대형마트에서 햇반과 만두, 생선구이 등 27개 품목 가격을 평균 8% 올렸다. 오뚜기는 같은 달 16일부터 카레와 당면, 케첩, 후추 등 29개 품목의 출고가를 최대 17% 인상했고 롯데칠성음료도 지난 6월 말 칠성사이다를 비롯한 12개 브랜드 44개 품목의 출고가를 평균 5.3% 올렸다.

이에 따라 농식품부는 가격 인상을 단행한 주요 식품기업 10곳과 함께 이달 한 달간 대형마트와 편의점, 이커머스 등에서 라면과 즉석식품, 음료, 과자, 빙과류 등 가공식품 3천838개 품목을 최대 57% 할인 판매하는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대부분의 식품업체가 원부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부담을 내부적으로 흡수하기 위해 자구 노력을 지속해왔지만 한계에 도달한 상황"이라며 "대내외 변수가 지속되고 원가 부담이 이어질 경우 품질 유지와 안정적인 공급을 위해 불가피하게 가격을 조정하는 사례가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