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와 같은 대기오염 물질에 눈이 반복적으로 노출되면 안구 표면 손상뿐 아니라 눈물 분비 감소와 염증, 면역반응 변화까지 나타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고려대 구로병원 안과 송종석·김우진 교수 연구팀은 카본블랙에 노출된 실험용 흰쥐의 안구 변화를 기간별로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11일 밝혔다.
눈은 외부 환경에 직접 노출되는 기관인 만큼 대기오염 물질의 영향을 받기 쉽다. 기존에도 미세먼지와 카본블랙이 눈물 감소와 각막 손상, 안구 표면 염증 등을 유발할 수 있다는 연구가 있었지만, 반복적인 장기 노출에 따른 변화는 상대적으로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실험용 흰쥐를 정상 대조군과 카본블랙 1일·5일·4주 노출군으로 나눠 노출 기간에 따른 안구 표면과 눈물샘의 손상, 세포 노화 및 염증 반응 등을 비교했다.
분석 결과 카본블랙에 노출되는 기간이 길어질수록 안구 표면 손상이 뚜렷해졌다.
5일 노출군에서는 눈물 속 염증 지표인 기질금속단백분해효소-9(MMP-9)가 증가했다. 4주 노출군에서는 각막과 결막 손상, 결막 충혈, 눈물 분비 감소 등이 나타났으며 세포 손상과 염증 관련 지표도 전반적으로 높아졌다.
대기오염 입자에 반복적으로 노출되면서 초기 염증 반응이 안구 표면 손상과 눈물샘 기능 저하로 이어지는 양상이 나타난 것이다.
혈액에서도 면역반응의 변화가 확인됐다. 5일 노출군에서는 면역글로불린 G(IgG)가 일시적으로 증가했고, 4주 노출군에서는 알레르기성 면역반응과 관련된 면역글로불린 E(IgE)가 높아졌다.
연구팀은 이를 통해 카본블랙과 같은 탄소성 대기오염 입자가 단순히 눈을 자극하는 데 그치지 않고 반복적인 노출 과정에서 안구의 염증과 기능 저하, 전신 면역반응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대기오염 물질에 대한 단기간의 일시적인 노출뿐 아니라 장기간 반복 노출에 따른 안구 변화를 기간별로 확인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송종석 교수는 “이번 연구로 눈이 카본블랙과 같은 탄소성 대기오염 입자에 반복적으로 노출됐을 때 나타나는 변화를 확인했다”며 “미세먼지와 같은 탄소성 입자에 지속해서 노출되는 환경에서는 안구 건강을 위한 예방과 관리가 더욱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환경오염’(Environmental Pollution)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