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정보기술(IT) 노동자들이 신분을 숨기고 미국 연방정부기관에까지 위장 취업한 것으로 드러나 미 연방수사국(FBI)이 수사 중이다.
11일(현지시간) 미국 매체 ‘연방뉴스네트워크’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워싱턴에서 열린 학술대회에서 미 연방수사국(FBI) 사이버역량 담당국 토드 헤먼 부국장은 “지난주 (미국) 연방정부를 위해 일하는 북한의 원격 IT 근로자를 적발했다”고 밝혔다. 이는 북한의 원격 IT 근로자 문제가 정부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 대한 답변이었다. 그는 해당 사건의 전말을 파악하는 중이라면서도 “(북한 근로자 문제가)정부에도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헤먼 부국장의 언급은 미국 연방기관이 북한 IT 근로자의 위장취업 사기 수법에 사실상 뚫린 실태를 공개적으로 확인한 것이어서 주목된다. 연방뉴스네트워크는 연방정부에 직접 고용되려면 광범위한 신원조사 절차를 거쳐야 한다는 점으로 볼 때 정부 기관의 원격 계약직으로서 일하는 인물일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이 경우 북한 근로자로서는 외화벌이뿐만 아니라 연방정부 정보 탈취 등까지 가능해지고 북한 당국이 이 과정에 직접 관여했을 공산이 크기 때문에 미 당국이 제재 등의 조치로 대응할 가능성이 있다.
실제로 북한 IT 인력의 위장취업이 민감정보 탈취로 이어진 전례도 있다. 지난 4월 미 법무부 발표에 따르면 한 북한 IT 인력 위장취업 조직은 2021년부터 2024년까지 미국인 80여명의 신원을 도용해 미 경제잡지 포천 선정 500대 기업 등을 포함한 미국 기업 100곳 이상에 원격 취업했다. 이 과정에서 이들은 고용주의 민감자료에 접근했으며, 특히 인공지능(AI) 기반 장비·기술을 개발하는 캘리포니아의 한 방산업체에서는 미국의 무기수출통제 규정에 따라 해외 이전이 통제되는 기술자료까지 해외 공모자에게 탈취됐다.
북한 IT 인력은 주로 중국에 체류하면서 미국 내 브로커를 통해 취업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브로커가 해당 기업에서 수령한 노트북을 이용해 중국에 있으면서도 미국에서 원격 근무를 하는 것처럼 속이는 수법 등을 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