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첫 게임, 고마웠어”…넥슨 ‘크레이지 아케이드’ 서비스 종료

넥슨 ID나 캐시 문의는 다음달 15일까지

2000년대 전국의 PC방을 터지는 물풍선 소리로 가득 채웠던 넥슨의 온라인 게임 ‘크레이지 아케이드’가 25년간의 긴 여정을 마치고 역사의 뒤편으로 13일 사라진다.

 

넥슨의 온라인 게임 ‘크레이지 아케이드’ 설치화면. 설치화면 캡처

 

넥슨은 이날 오전 9시를 기점으로 크레이지 아케이드 게임 서비스와 홈페이지 운영을 종료한다.

 

게임 접속과 게시물 접근, 복구나 오류 제보 등 게임 이용 관련 상담 지원도 함께 마감된다.

 

다만, 넥슨 ID와 캐시 관련 문의는 오는 10월15일까지 고객센터를 통해 접수할 수 있다.

 

앞서 2001년 10월 출시된 이 게임은 단순하고 직관적인 조작법과 귀여운 캐릭터를 앞세워 남녀노소에게 인기를 끌었다.

 

물풍선을 터뜨려 상대를 가두는 기본 모드 ‘BnB’를 시작으로 테트리스, 틀린그림찾기, 몬스터 모드 등 다채로운 오락실형 콘텐츠를 선보이며 넥슨의 대표 지식재산(IP)으로 자리매김했다.

 

‘다오’와 ‘배찌’ 같은 개성 넘치는 캐릭터들은 카트라이더, 버블파이터 등 후속작으로 이어지며 한국 게임 산업을 견인한 ‘크레이지 파크’ 세계관의 든든한 뿌리가 됐다.

 

서비스 종료를 앞두고 넥슨 공식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는 게임과 함께 청춘을 보낸 것으로 보이는 누리꾼들의 작별 인사가 쏟아졌다.

 

한 누리꾼은 “초중고를 함께했던 ‘크아’를 보내려니 너무나 아쉽다”며 “사느라 바빠 성인이 된 후 소홀해져서 미안하다”고 마치 오랜 친구를 떠나보내는 듯한 글을 남겼다.

 

다른 누리꾼은 “내 첫 게임이자 추억인 ‘크아’가 사라진다”며 “25년 전 만든 첫 아이디가 없어진다”고 적었다.

 

국경을 넘어 전해진 베트남 국적 이용자의 사연도 눈길을 끌었다.

 

2008년 베트남판으로 게임을 처음 접했다는 20대 누리꾼은 한국어까지 공부하며 게임을 이어왔다고 전했다.

 

그는 “크레이지 아케이드는 어린 시절의 선물이었다”며 “청춘의 한 부분이 되어주셔서 감사하다”는 묵직한 인사를 남겼다.

 

게임업계는 넥슨이 비수익 사업 정리 기조에 따라 매출 기여도와 신규 이용자 유입이 적은 ‘크레이지 아케이드’를 정리한 것으로 보고 있다.

 

PC 온라인 게임으로서의 서비스는 마침표를 찍지만 IP의 생명력이 완전히 끝난 것은 아니다.

 

넥슨코리아 강대현 대표는 지난 6월 ‘넥슨 개발자 콘퍼런스(NDC) 2026’에서 기자들과 만나 팬들이 다른 방식으로 크레이지 아케이드 IP를 즐길 방안을 구상 중이라고 말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