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비 사자’ 바람이, 22세 나이로 자연사

청주동물원서 구조 3년 만에 숨 거둬
사람 나이 환산 땐 95세… 노화 가능성
동물원 추모 공간에 명패 설치 계획

비좁은 철창 속에서 '갈비사자'로 불리며 안타까움을 샀던 수사자 바람이가 평생의 아픔을 뒤로하고 세상을 떠났다.

 

충북 청주시는 12일 오전 8시쯤 동물원에서 지내던 수사자 바람이가 숨진 채 발견됐다고 밝혔다. 향년 22세다.

 

충북 청주동물원에서 사장의 위용을 뽐내던 ‘바람이’ 모습. 청주시 제공

 

시에 따르면 바람이는 최근 며칠 동안 먹이 활동을 하지 못하며 기력을 잃었고 전날 미세한 움직임을 보인 끝에 이날 끝내 숨을 거뒀다. 사자의 평균 수명이 10년에서 15년 안팎인 점을 고려하면 22세인 바람이는 사람 나이로 환산 시 95세를 훌쩍 넘긴 초고령이다. 동물원 측은 정확한 사인을 분석 중이나 노화로 인한 자연사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2004년 서울어린이대공원에서 태어난 바람이의 삶은 순탄치 않았다. 2016년 경남 김해의 한 민간 동물원으로 옮겨졌으나 좁고 열악한 실내 공간에서 장기간 방치되듯 지내며 갈비뼈가 훤히 드러날 정도로 극심한 영양실조와 쇠약 상태를 겪었다. 당시 이 모습이 세상에 알려지면서 국민적 공분을 샀고 대중들은 그를 ‘갈비사자’라 부르며 안타까워했다.

 

반전은 2023년에 찾아왔다. 딱한 사연을 접한 청주동물원이 소유주와의 적극적인 협의 끝에 그해 7월 바람이를 청주로 전격 이송했다. ‘앞으로는 더 좋은 삶을 살기를 바란다’는 간절한 소망을 담아 ‘바람이’라는 새 이름도 선물 받았다.

 

청주동물원의 전문적이고 세심한 돌봄 아래 바람이는 놀라운 회복력을 보였다. 이송된 지 불과 두 달 만에 정상 체형을 완벽하게 되찾았고 늠름한 수사자의 위용을 되찾았다. 특히 2024년에는 김해에서 지내던 딸 ‘구름이’마저 청주동물원으로 이주해오면서 부녀가 극적으로 재회하는 감동적인 순간을 맞이하기도 했다.

 

시는 바람이를 기억하고 추모하고자 하는 방문객들을 위해 동물원 내 가장 높은 곳에 있는 추모 공간에 바람이의 명패를 설치할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그동안 바람이를 응원해 주신 시민들께 깊은 감사를 드린다”며 “바람이가 남긴 생명의 무게와 의미를 깊이 되새기며 앞으로도 동물들이 더 나은 환경에서 존엄성을 지키며 살 수 있게 동물복지 향상에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