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성착취물 사이트를 만들어 불법 도박 사이트와 연계해 운영해 온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이들은 직접 성착취물 사이트들을 만들어 수백만명의 회원을 끌어모으고, 이들을 별도로 운영하는 도박 사이트로 유인해 470억원대 범죄 수익을 모은 것으로 드러났다. 한편 정부는 경찰 서열 두 번째인 치안정감 승진 내정 인사를 단행했다. 현재 경찰청장 자리가 공석으로 이들 모두 청장 후보군이다.
◆성착취물로 낚아 ‘4조7000억’ 도박장으로 유인…경찰, ‘컴공 박사’ 등 2명 구속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3대는 필리핀 파사이시티 등에 근거지를 두고 ‘AGA Global’이라는 도박 사이트 솔루션을 개설∙운영한 A(40)씨와 사이트를 총괄 개발∙관리∙유지보수하던 B(36)씨를 검거해 구속 송치했다고 12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배너 광고를 통해 수익을 내다가 2020년부터 직접 도박 사이트를 개설해 운영했고, 이후 도박 사이트 개발을 의뢰받아 분양까지 하는 솔루션 형태로 사업을 확장했다. 이들이 운영한 불법 음란물 사이트는 2개, 도박 사이트는 18개며 총 587개 총판을 관리했다.
일당이 5년간 도박 사이트에서 관리한 총 베팅금은 약 4조7000억원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들이 충전금에서 출금한 금액을 제외하고도 476억원 상당 부당이익을 얻은 것으로 파악했다. 일당은 직접 불법 음란물 사이트를 운영하면서 이를 도박 사이트 홍보수단으로 활용했다. 성착취물 등을 보기 위해 사이트를 찾은 이용자들이 도박 사이트로 유입되는 방식이다. 불법 음란물 사이트 2곳에 게시된 영상은 11만6250여개였으며, 가입 계정 285만여개, 게시물 누적 조회수는 53억5359만여회로 집계됐다.
경찰에 검거된 A씨는 필리핀 현지 운영책을 담당했다. B씨의 경우 컴퓨터 공학 박사 학위를 취득한 이로, 가상 서버나 웹 서버 보안 기술 등을 응용해 경찰의 수사망을 피해왔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 조직은 이밖에도 인사팀, 음란물 사이트팀, 도박 사이트팀 등을 나눠 운영하는 기업형 구조로 운영됐다. 경찰은 이들이 운영한 불법 음란물·도박사이트 중 10개를 접속차단 및 복구 불구 상태로 폐쇄했고 나머지도 관련 조치를 진행하고 있다.
◆유승렬 등 4명 치안정감 승진, 경찰 고위직 인사 단행...경무관 9명도 치안감 승진
경찰청은 12일 유승렬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수사기획조정관, 고범석 전남경찰청장, 김종철 경상남도경찰청장, 고평기 제주특별자치도경찰청장 4명이 치안정감으로 승진 내정됐다고 밝혔다. 치안정감은 경찰 수장인 치안총감(경찰청장) 아래 계급으로 경찰청 차장과 국가수사본부장, 서울·부산·인천·경기남부경찰청장, 경찰대학장을 맡는다. 이 중 국수본부장은 최근 홍석기 본부장이 임명돼 이들은 나머지 자리에 배치될 것으로 보인다.
유 조정관은 1971년 경남 통영 출생으로 통영고와 경찰대 법학과를 졸업했다. 1994년 경찰 임관 이후 경기 의왕경찰서장과 서울 서대문서장 등을 역임했고, 지난해 9월부터는 경찰청 수사기획조정관으로 검찰개혁 과정에 경찰 수사체계 전반을 설계하는 역할을 맡았다.
김 청장은 1970년 경남 함양 출생으로 진주 명신고와 한국외국어대 영어과를 졸업했다. 1997년 간부후보생으로 경찰에 입문한 김 청장은 서울 서초서장과 부산청 자치경찰부장, 문재인정부 청와대 국정상황실 등을 거쳤다.
고범석 전남청장은 1970년 전남 목포 출생으로 문태고, 경찰대 행정학과를 졸업했다. 고 청장은 서울청 기동본부장, 국무조정실 대테러센터 등을 거쳐 지난해 9월 치안감으로 승진했다.
고평기 제주청장은 1969년 제주 애월 출생으로 제주사대부고, 경찰대 행정학과를 졸업했다. 고 청장은 서울청 여성청소년과장, 서울 서부경찰서장, 경찰청 여성대상범죄수사과장 등 여성청소년과 범죄예방 분야에서 주로 근무했다.
경찰청장 자리는 조지호 전 경찰청장 파면 이후 1년6개월 넘게 공석이다. 정부의 깜짝 고위직 인사로 청장 인선에 속도가 붙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경찰, 올 하반기부터 시도청 감찰 업무 타지역 출신에 맡긴다
경찰이 하반기 인사에 맞춰 시도경찰청 감사·감찰업무를 맡는 청문감사인권담당관 전원을 다른 지역 출신으로 배치하기로 했다. 장윤기 사건이 촉발한 향찰(鄕察) 문제를 근절하기 위한 조치다.
경찰청은 12일 ‘개정 형사소송법 후속 조치 태스크포스(TF)’ 2차 회의를 열고 이 같은 정책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청문감사인권담당관은 시도경찰청의 감찰부서로 외부지역 인물들로 내부비리 감시를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앞서 정치권에서는 청문감사인권담당관을 외부 개방직으로 둬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수사 감찰의 경우에는 국가수사본부가 아닌 외부 민간 개방직인 경찰청 인권감사관이 총괄하는 대책이 나왔다.
경찰은 공소청 검사의 보완수사 요구 등 업무량 증가를 반영해 수사부서 인력을 보강하기로 했다. 앞서 수사경찰 881명을 증원한다고 발표했는데 추가 재배치를 실시하겠다는 것이다. 국가경찰위원회도 이날 기동대 정원을 1만139명에서 1040명 감소해 일선 수사팀 등에 재배치하는 경찰 인력 운영 효율화 방안을 심의·의결했다. 검사의 보완수사 요구 사건에 대한 이행, 점검·관리 강화를 위해 본청과 시도청에는 전담부서가 운영된다. 이 역시 하반기 인사 때 반영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