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파서 치킨에 맥주”…1년 치명률 20% 뇌졸중 키우는 ‘저녁 3습관’

하루 10시간 넘게 앉으면 심혈관질환 위험↑…‘서 있기’만으론 부족
2023년 뇌졸중 11만3098건·1년 치명률 19.8%…고령화에 증가세
짠 저녁·습관적 음주 줄이고 식후 걷기…“앉아 있는 시간 줄여야”

퇴근해 소파에 앉아 배달 음식을 주문한다. 찌개나 국물 요리에 맥주 한 캔까지 곁들이고 그대로 TV나 스마트폰을 보다 잠자리에 든다.

 

치킨 등 짠 음식에 맥주를 곁들이는 식습관이 반복되면 혈압 관리와 심혈관 건강에 부담을 줄 수 있다. pixabay

별일 아닌 것처럼 보이지만 이런 저녁이 매일 반복되면 얘기가 달라진다. 오래 앉아 있는 생활과 짠 음식, 음주는 고혈압과 신체활동 부족 등 뇌졸중 위험요인을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심혈관 전문가들은 오후 5시 이후 늦은 저녁 식사와 장시간 소파에 앉아 있는 습관, 잠들기 전 술 한잔이 뇌졸중 위험을 높일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퇴근 후 일상에서 반복되기 쉬운 좌식 생활과 짠 식사, 음주를 짚어봤다.

 

◆10시간 넘게 앉아 있다면…‘서 있기’만으로 부족

 

첫 번째는 오래 앉아 있는 습관이다. 하루 종일 책상 앞에서 일한 뒤 집에서도 소파에 앉아 시간을 보내면 좌식 시간은 자연스럽게 길어진다. 문제는 저녁까지 움직임이 거의 없는 생활이 이어지는 경우다.

 

호주 시드니대 연구팀은 심혈관질환이 없던 영국 성인 8만3013명의 손목형 웨어러블 자료를 이용해 7~8년간 건강 상태를 추적했다. 분석 결과 하루 좌식 시간이 10시간을 넘으면 기립성 순환기질환 위험이 커지는 경향이 나타났다.

 

계속 서 있기만 하면 해결되는 것도 아니었다. 연구팀은 서 있는 시간을 늘리는 것만으로 심혈관질환 위험이 줄지는 않았으며, 오히려 장시간 서 있을 경우 기립성 순환기질환 위험이 함께 높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오래 앉아 있는 사람일수록 걷기나 계단 이용 등 실제 움직임을 늘리는 것이 중요하다는 게 연구팀의 조언이다. 저녁 식사 전후 짧게 걷거나 TV를 보면서 스트레칭을 하고 집안일을 하는 것도 오래 앉아 있는 시간을 끊는 방법이다.

 

◆배달 음식 먹을 때 국물까지…혈압에 부담

 

두 번째는 짠 저녁 식사다. 나트륨을 지나치게 섭취하면 혈압이 올라갈 수 있다. 고혈압은 뇌졸중의 대표적인 위험요인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성인의 나트륨 섭취를 하루 2g 미만, 소금으로는 5g 미만으로 줄일 것을 권고한다.

 

특히 저녁에는 외식이나 배달 음식을 먹으면서 나트륨 섭취량이 예상보다 늘기 쉽다. 피자와 수프, 가공육, 각종 테이크아웃 음식에는 나트륨이 많이 들어있는 경우가 흔하다.

 

국내 고혈압 유병률도 낮지 않다. 질병관리청의 2024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19세 이상 고혈압 유병률은 남성 26.3%, 여성 17.7%였다. 2023년보다 각각 2.9%포인트, 1.2%포인트 높아졌다.

 

저녁 메뉴를 무조건 싱겁게 먹어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국물과 소스를 덜 먹고 가공식품 섭취 빈도를 줄이는 것부터 시작할 수 있다.

 

◆잠들려고 마신 술…오히려 수면까지 흔든다

 

세 번째는 습관적인 저녁 음주다. 술을 마시면 긴장이 풀리고 잠이 빨리 드는 것처럼 느낄 수 있다. 문제는 저녁마다 술을 찾는 습관이다.

 

음주는 높은 혈압과 혈관 건강 악화, 염증과 연관될 수 있으며 늦은 시간 음주는 수면을 방해할 수 있다. 특히 과도한 음주는 뇌졸중 위험 증가와 관련돼 있다.

 

술 자체뿐 아니라 함께 먹는 음식도 변수다. 짠 야식과 술을 함께 먹고 그대로 앉아 시간을 보내면 고나트륨 식사와 음주, 좌식 생활이 한꺼번에 겹치게 된다.

 

국내 뇌졸중 발생 규모는 이미 상당하다. 질병관리청이 지난해 12월 발표한 ‘2023 심뇌혈관질환 발생통계’에 따르면 2023년 국내 뇌졸중 발생 건수는 11만3098건이었다.

 

인구 10만명당 221.1건이다. 연령을 보정한 발생률은 장기적으로 감소하고 있지만 고령화 영향으로 전체 발생 규모는 증가하고 있다.

 

뇌졸중 발생 후 30일 이내 치명률은 7.5%, 1년 치명률은 19.8%였다. 65세 이상에서는 1년 이내 사망 비율이 31.2%에 달했다.

 

소파에 앉아 치킨과 맥주를 즐기는 모습과 식후 걷기·건강한 식사를 실천하는 모습을 대비해 표현한 이미지. 장시간 좌식과 짠 음식·음주가 반복되면 심혈관 건강에 부담을 줄 수 있다. ChatGPT 생성 이미지

뇌졸중 증상은 갑자기 나타난다. 한쪽 얼굴이나 팔·다리에 힘이 빠지거나 말이 갑자기 어눌해지고, 시야 이상이나 심한 어지럼증·두통이 나타나면 곧바로 119에 도움을 요청해야 한다. 증상이 잠시 좋아졌다고 기다려서도 안 된다.

 

증상은 갑자기 나타나지만 위험요인은 평소 생활 속에서 관리할 수 있다. 질병관리청도 심뇌혈관질환 예방수칙으로 짜지 않게 먹기, 술을 가급적 마시지 않기, 매일 규칙적으로 운동하기와 함께 오래 앉아 있는 시간을 줄일 것을 권고하고 있다.

 

저녁을 보내는 방식을 거창하게 바꿀 필요는 없다. 배달 음식의 국물을 덜 먹고, 술을 습관처럼 곁들이지 않고, 식사를 마친 뒤 잠깐이라도 자리에서 일어나는 것부터 시작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