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역질 없는’ 비만치료제 나오나… 경과원·서울대, 뇌 표적 신약 개발 착수

복지부 ‘글로벌 의사과학자’ 과제 선정… 5년간 국비 71억 투입
‘식욕 억제’ NTS에만 집중 선택… 기존 GLP-1 계열 부작용 차단
KAIST·UCSF·UTSW 등 글로벌 연구 네트워크 결합, 원천기술 확보

만성 성인병의 주범인 비만이 사회·경제적 비용을 유발하는 재앙으로 떠오른 가운데 국내 연구진이 기존 비만치료제의 단점인 구토와 메스꺼움을 낮춘 차세대 신약 개발에 착수했다.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경과원)은 서울대학교 산학협력단이 주관하는 보건복지부 ‘글로벌 의사과학자 양성’ 사업의 핵심 공동연구기관으로 지정돼 차세대 항비만 신약 후보물질 발굴에 나섰다고 13일 밝혔다. 이번 프로젝트에는 5년간 총 71억2500만원의 국비가 투입된다.

 

연구팀이 차세대 비만치료제 후보물질의 데이터를 확인하고 있다. 경과원 제공

 

현재 글로벌 비만치료제 시장은 글루카곤유사펩타이드-1(GLP-1) 호르몬 계열 약물이 독점하고 있다. 우수한 체중 감량 효과에 견줘 구토·메스꺼움 등 심각한 소화기계 부작용과 주기적 주사 투여에 따른 부담이 한계로 지적됐다.

 

경과원 구진모 박사와 서울대 김성연·최형진 교수 연구팀은 이러한 부작용의 원인을 제어하는 뇌 신경망 전달 기전을 적용했다. 구토와 구역질을 유발하는 뇌간의 ‘최후영역(AP)’ 약물 노출을 극소화하는 대신, 식욕 억제와 섭식 행동을 담당하는 고립로핵(NTS)의 GLP-1 수용체에만 약물이 집중되도록 설계했다.

 

이를 통해 체중 감량 효과는 높게 유지하면서 부작용과 투약 부담을 낮춘 새로운 계열(Novel class)의 저분자화합물 후보물질을 도출할 계획이다.

 

이번 사업에선 기초 연구부터 비임상, 신약 구조 최적화까지 전 과정이 글로벌 산·학·연·병 연구 형태로 통합 수행된다.

 

경과원을 비롯해 KAIST, 서울아산병원,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한국생명공학연구원 국가영장류센터 등 국내 기관은 물론, 미국 캘리포니아대 샌프란시스코 캠퍼스(UCSF), 텍사스대 사우스웨스턴 의료센터(UTSW), 싱가포르 과학기술연구청(A*STAR) 등 세계적 연구기관이 참여한다.

 

최해종 경과원 바이오산업본부장은 “차세대 비만치료제 원천기술과 지식재산권을 선제적으로 확보해 대한민국 바이오·헬스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