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주민들이 교통카드와 지역화폐, 복지혜택 카드를 여러 장 가지고 다녀야 하는 불편을 줄이자는 제안이 나왔다. 경기연구원은 난립한 공공카드를 단 한 장의 실물 카드로 통합하고 온·오프라인 맞춤형 혜택을 알아서 연결해 주는 ‘원패스(One-Pass)’ 오픈 플랫폼 구축 전략 보고서를 발간했다고 13일 밝혔다.
◆지자체 브랜드 유지, 실물 카드는 1장…자동 등록·승계
현재 수도권에선 모두의카드(K-패스), 더(The)경기패스, 서울 기후동행카드, 인천 I-패스 등 지자체별 환승할인 혜택이 복잡하게 얽혀 있다. 여기에 어르신 경로우대카드나 장애인 버스 할인카드까지 별도로 발급받아야 해 이용자들의 혼란이 컸다. 특히 복잡한 신청 절차와 인증을 거치지 못해 자격이 있지만 지원받지 못하는 사각지대 가구가 전체 빈곤층의 40%에 달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경기연구원이 제시한 ‘원패스’의 핵심은 각 지자체의 카드 브랜드와 제도는 그대로 존중하되, 단일 실물 카드와 오픈 플랫폼으로 통합하는 방식이다. 이용자가 카드 한 장만 가지고 탑승하면 서울에서는 기후동행카드, 경기도에서는 더경기패스로 자동 인식돼 혜택이 적용된다. 어르신의 경우 전철 이용 시 무임승차가, 버스 이용 시에는 할인 혜택이 알아서 분리 적용된다.
아울러 정부24 공공 마이데이터와 API를 연계해 카드 발급 시 이용자가 받을 수 있는 보육·문화·청년지원·지역화폐 등 공공 혜택을 자동으로 탑재하는 ‘자동 등록 시스템’이 구축된다. 기존 500만 K-패스 이용자의 적립 이력이 승계되며, 어린이·청소년은 만 19세 성인이 되면 별도 재발급 없이 청년 혜택으로 자동 전환된다.
◆2027년 경기도 시범 추진…범부처 추진위 제안
경기연구원은 3단계 추진 로드맵을 제시했다. 경기도가 2027년부터 청소년 교통비 월정산과 자격 자동등록 시스템을 먼저 시행한 뒤 2029년 수도권 전체로 확대하고, 2031년 전국으로 확산하는 구상이다.
정권 교체나 지방선거 결과와 상관없이 지속 가능한 행정 거버넌스를 구축하기 위해 국무조정실 산하에 범부처 ‘원패스 추진위원회’를 설치할 것도 권고했다.
김점산 경기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원패스는 단순한 교통카드 통합을 넘어 복잡한 신청 절차 탓에 당연히 누려야 할 복지에서 소외된 도민 권리를 되찾아주는 포용적 공공 플랫폼 혁신”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민선 9기 추미애 경기도지사의 역점 교통공약인 ‘수도권 원패스’ 사업은 정부와 다른 수도권 지자체의 무관심으로 제동이 걸린 상태다.
정부의 K-패스 체계를 기반으로 서울시가 ‘기후동행패스’를 도입하면서 수도권 교통할인 체계가 사실상 하나의 틀로 묶일 기반은 마련됐지만, 서울시가 기후동행패스를 자체적으로 발전시키겠다는 방침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조율할 수도권행정협의체도 꾸려지지 않아 정책은 답보하고 있다.
경기도는 더경기패스 사업에 2024년(5월 시행) 도비 58억원, 2025년 256억원, 올해 100억원을 투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