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 유일 생존 애국지사 이석규 지사 별세…광복절 이틀 앞두고 영면

1943년 무등독서회 조직해 항일 학생운동 옥고
2010년 대통령표창, 국내 생존 애국지사 3명뿐

호남 지역 유일의 생존 애국지사였던 이석규 지사가 제81주년 광복절을 이틀 앞둔 13일 별세했다. 향년 100세. 일제강점기 학생 신분으로 독립운동에 나서 옥고를 치른 뒤 평생 독립운동의 정신을 알리는 데 힘써온 이 지사의 별세로 국내 생존 애국지사는 3명으로 줄었다. 광복군 출신의 김영관(100·서울 송파)·오성규(102·경기 수원) 지사, 일본에서 항일운동을 전개한 강태선(101·제주) 지사 등이다. 해외에는 학생 독립운동에 참여한 이하전(104·미국 거주) 지사가 있다.

 

전북 전주 효사랑가족요양병원에 입원 중인 이석규 애국지사가 제81주년 광복절을 사흘 앞둔 12일 이원택 전북도지사(오른쪽)와 이강안 광복회 전북지부장의 위문을 받고 있다. 전북도 제공

이 지사는 이날 오전 0시50분쯤 영면했다. 1926년 전북 완주에서 태어난 이 지사는 광주사범학교 재학 중이던 1943년 3월 학우들과 함께 무등독서회를 조직해 항일 학생운동을 벌였다. 무등독서회는 일제가 금지한 한글 서적 등을 함께 읽으며 민족의식을 높이고 독립 의지를 다지는 활동을 펼쳤다. 이 지사는 학우들과 독립선언문을 필사하고 태극기를 제작하는 한편, ‘일본은 물러가라’는 내용의 전단과 벽보를 제작해 거리 곳곳에 붙이는 등 항일 활동을 이어갔다.

 

특히, 무등독서회는 전주사범학교 등 다른 지역 학생들과 연합 조직을 결성하는 방안도 추진했으며, 1945년 연합군 상륙에 맞춰 봉기를 일으키는 계획까지 세웠다. 그러나, 조직 활동이 일제 경찰에 발각되면서 동료들과 함께 체포됐고, 이 지사는 옥고를 치렀다.

 

정부는 이 같은 독립운동 공훈을 인정해 2010년 3월 1일 이 지사에게 대통령 표창을 수여했다. 이 지사의 항일투쟁 관련 자료는 현재 독립기념관 항일투쟁관에 전시돼 있다.

 

이석규 애국지사가 지난해 9월 8일 전북 전주시 전주보훈요양원 강당에서 열린 상수연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국가보훈부 제공

100년의 삶을 살아온 이 지사는 생존 애국지사로서 후세에 독립운동의 의미를 알리는 데도 힘써왔다. 특히 광복을 위해 청춘을 바친 자신의 경험을 통해 독립의 가치와 민족정신을 되새기는 계기를 마련해 왔다.

 

이 지사의 빈소는 전북대학교병원 장례식장 특1호실에 마련됐다. 영결식은 제81주년 광복절인 오는 15일 전북도청에서 거행되며, 고인은 국립대전현충원에 안장될 예정이다.

 

이 지사의 별세는 광복절을 불과 이틀 앞두고 전해지면서 더욱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일제강점기 독립을 위해 직접 행동에 나섰던 마지막 세대의 역사가 또 한 명 우리 곁을 떠나면서, 생존 애국지사의 증언과 항일 독립운동의 역사적 가치를 후대에 계승해야 한다는 의미도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