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에 파견돼 있는 미 항공모함 에이브러햄 링컨호의 작전이 무기한 연장되면서 5000명에 달하는 해군·해병대 승조원들이 극심한 정신 건강 악화를 겪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일부 승조원은 바다에 뛰어들려는 시도까지 한 것으로 알려졌다.
12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은 해군 전문지 네이비타임스 등을 인용해 “링컨함의 열악한 환경과 정신적 스트레스가 한계에 다다르면서 여러 차례 승조원들이 바다로 뛰어내리려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 해군의 니미츠급 항모인 링컨함은 지난해 11월 태평양 배치를 위해 출항했다 올해 1월 중동 긴장이 고조되면서 이 지역에서 작전을 수행해 왔다. 당초 임무는 5월에 종료될 예정이었으나 이란 전쟁이 길어지면서 복귀일이 정해지지 않은 채 연장된 작전을 수행 중이다. 미국 MSNOW 방송은 링컨호가 지난해 12월 괌에 잠시 기항한 후 지난달 7일 오만에 잠시 정박한 것이 전부라고 보도했다. 208일간의 연속 항해 끝에 정박한 것으로, 미 해군 항공모함 사상 최장 항해 기록이라는 설명이다.
작전이 장기화되면서 승조원들의 정신 건강이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외신들은 전했다. 네이비타임스는 작전이 연장되면서 한 승조원이 바다로 뛰어내리려 했다고 보도했다. 이 승조원의 배우자는 “그는 불명예 제대를 당할까 봐 겁을 먹은 상태“라며 “단지 과로로 인해 군 생활이 한꺼번에 망가질까 봐 두려워하고 있다”고 말했다. 동료 승조원이 바다에서 뛰어내리려는 것을 붙잡아 갑판 위로 데려왔다는 이야기를 들은 가족도 있다고 매체는 전했다.
미 군사전문매체 ‘스타스앤스트라이프스’는 최근 미 해군이 진행한 간담회에서 모인 200여 명의 링컨함 승조원의 가족들이 길어지는 작전에 대한 불안감을 토로했다고 보도했다. 이 자리에는 헝 카오 미 해군장관 대행 등도 함께 참석했다. 한 승조원의 배우자는 남편이 자신에게 ‘내일 눈을 뜨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문자메시지를 보냈다고 말했으며, 또다른 여성은 해군에 “해군이 우리들과 지도부 사이의 신뢰를 깨뜨렸다”고 비난했다.
민주당 마이크 레빈 연방하원의원은 최근 엑스(X)를 통해 링컨호의 열악한 환경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기도 했다. 그는 링컨호의 상황에 대해 “곰팡이 핀 샤워실, 고장 난 변기, 몇 주 동안 작동하지 않는 세탁 시설, 온수가 나오지 않는 긴 시간, 쌀 반 컵과 토르티야 두 장으로 이루어진 식사, 비누, 데오드란트, 치약조차 없는 상황”이라고 묘사했다.
미 해군 관계자는 가디언의 보도에 대해 “함내에서 자살 충동이나 시도가 증가했다는 보고는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장기간 파병 근무는 장병들과 그 가족들에게 상당한 부담을 준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그들의 회복력과 희생에 감사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