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에도 와야 산다”…물량 11% 늘린 CJ, 택배 3사 ‘배송전쟁’

온라인에서 주문한 상품을 토요일이나 일요일에도 받는 것이 더 이상 특별한 서비스가 아닌 시대가 됐다. 익일배송을 넘어 당일·새벽·주말배송까지 소비자가 원하는 시간에 상품을 전달하는 능력이 이커머스와 택배업계의 핵심 경쟁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CJ대한통운 제공

택배업계 1위 CJ대한통운이 주7일 배송을 앞세워 물량과 시장점유율을 동시에 끌어올린 가운데 롯데택배와 한진 등 경쟁사도 휴일배송 경쟁에 뛰어들었다. 네이버 역시 N배송 적용 범위를 새벽과 일요일까지 확대하면서 배송 속도와 시간대를 둘러싼 경쟁이 택배사를 넘어 이커머스 플랫폼으로 번지는 모습이다.

 

1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CJ대한통운의 올해 2분기 택배 물량은 전년 동기보다 11.1% 증가했다.

 

LS증권은 주7일 배송 서비스인 ‘매일오네’와 새로운 라스트마일 배송 체계인 신LMD 등 차별화된 서비스를 기반으로 O-NE부문의 물동량과 시장점유율이 함께 확대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CJ대한통운은 지난해 1월부터 월요일에서 일요일까지 택배를 배송하는 ‘매일오네’를 운영하고 있다. 여기에 내일 도착을 보장하는 ‘내일 꼭! 오네’, 오전 7시 이전 배송하는 ‘새벽에 오네’, 주문 당일 배송하는 ‘오늘 오네’, 2~4시간 이내 배송하는 ‘바로 오네’까지 배송 시간대를 세분화했다.

 

실제 휴일 물량도 늘고 있다. CJ대한통운이 올해 1월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일요일 배송 물량은 연초보다 67% 증가했다. 출산·육아용품과 패션·잡화, 화장품을 비롯해 주말 판매 비중이 높은 상품군을 중심으로 일요일 배송 수요가 확대됐다는 설명이다. 식품 배송 물량도 같은 기간 70% 늘었다.

 

배송 인프라도 경쟁사 대비 강점으로 꼽힌다. CJ대한통운은 전국 17개 허브와 270여개 서브터미널을 운영하고 있으며 전체 물량의 95% 이상을 자동화 시스템으로 처리하고 있다.

 

LS증권은 이 같은 서비스 고도화 전략이 이커머스 시장 재편 과정에서 신규 고객을 끌어들이고 기존 고객의 이탈을 막는 효과로 이어질 것으로 봤다.

 

이재혁 LS증권 연구원은 “이커머스 시장 재편 속 경쟁사 대비 고객 록인(Lock-In)을 극대화하기 위한 초격차 전략을 통해 중장기적 지속가능성을 도모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CJ대한통운이 주7일 배송 시장을 선점하면서 경쟁사들의 움직임도 빨라졌다.

 

롯데글로벌로지스의 롯데택배는 올해 1월4일부터 주7일 배송을 시작했다. 휴일에도 택배를 받고 싶어 하는 소비자가 늘고 이커머스 업체들의 배송 요구 수준도 높아지면서 기존 평일·토요일 중심 배송 체계만으로는 대응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롯데택배는 전국 시 단위 지역을 중심으로 일요일과 공휴일에도 집·배송 업무를 운영하고 있다. 읍·면·리와 제주 지역, 설·추석 당일과 택배 없는 날은 주7일 배송 대상에서 제외된다.

 

배송 시간대도 세분화했다. 롯데택배는 기업 고객사가 새벽·오전·오후·야간 가운데 배송 시간대를 지정할 수 있는 ‘약속배송’을 운영하고 있다. 중부권 메가허브를 비롯해 전국 주요 지역 18개 터미널과 37개 지점, 1000여개 대리점으로 이어지는 배송망도 갖췄다.

 

한진 역시 전국 익일배송과 오전배송에 더해 수도권과 전국 주요 도시에서 주7일 배송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온라인으로 물건을 주문한 소비자가 평일과 주말을 가리지 않고 상품을 받기를 원하는 흐름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한진은 중소 판매자를 겨냥한 물류 서비스도 확대하고 있다.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상품 입고부터 보관·포장·배송까지 맡아주는 ‘원클릭 풀필먼트’를 앞세워 이커머스 물류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과거 택배 경쟁이 ‘누가 더 싸게 많이 배송하느냐’에 초점이 맞춰졌다면 최근에는 주7일 배송과 도착시간 보장, 풀필먼트까지 서비스 경쟁의 범위가 넓어진 셈이다.

 

배송 경쟁은 택배회사에 그치지 않는다.

 

네이버는 지난 7월16일부터 새로운 풀필먼트 솔루션 ‘N배송 FBN’의 오픈베타 서비스를 시작했다. 기존 N배송이 오늘배송과 내일배송 중심이었다면 N배송 FBN을 이용하는 판매자의 상품은 새벽배송과 일요배송으로도 받을 수 있도록 선택지를 넓혔다.

 

판매자가 상품을 물류센터에 입고하면 재고관리와 교환·반품, 고객 대응 등 운영 과정은 네이버가 지원한다. 실제 상품 보관과 출고, 배송은 네이버풀필먼트얼라이언스(NFA) 소속 물류사가 담당한다.

 

판매자가 별도의 물류사와 계약하거나 시스템을 연동해야 했던 부담을 낮추고 재고·배송·반품 정보를 한곳에서 관리할 수 있도록 해 N배송 상품을 확대하겠다는 전략이다.

 

네이버는 올해 초에도 N배송을 주요 성장 투자 분야 가운데 하나로 제시했다. 배송 경쟁력이 검색과 상품 가격 못지않게 온라인 쇼핑 플랫폼을 선택하는 기준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CJ대한통운의 과제는 늘어난 물량을 실제 이익으로 연결하는 것이다. 증권가에서는 하반기부터 분위기가 달라질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상반기에 확보한 신규 물량에 택배 단가 정상화와 비용 효율화가 더해질 경우 외형 성장에 이어 수익성 개선 효과도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신한투자증권은 하반기 저수익 고객을 중심으로 택배 단가 정상화가 진행되고 일시적인 비용 부담도 완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추석으로 영업일수가 줄어드는 3분기보다 4분기부터 손익 개선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최민기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사업 전략상 중점을 둔 물량 성장 및 신규 수주 흐름은 긍정적”이라며 “일시적 외부 요인이 제거되고 나면 기술 기반 단위원가 개선 등 본질적인 이익 체력 향상도 더 돋보일 전망”이라고 말했다.

 

NH투자증권도 CJ대한통운의 서비스 격차가 물동량 점유율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에 주목했다.

 

정연승 NH투자증권 연구원은 “CJ대한통운을 제외한 국내 택배업체들은 물량 성장의 한계와 비용 부담이 누적되고 있는 반면 CJ대한통운은 서비스 격차를 기반으로 물동량 점유율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며 “장기적으로는 CJ대한통운 중심으로 택배시장 경쟁 구도가 재편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택배업계가 주7일 배송 체제로 빠르게 이동하면서 앞으로의 승부처는 단순히 ‘일요일에도 배송하느냐’에서 끝나지 않을 전망이다. 당일·새벽·시간대 지정배송을 얼마나 넓은 지역에서 안정적으로 제공할 수 있는지, 그 과정에서 늘어나는 비용을 얼마나 낮출 수 있는지가 업체별 수익성을 가를 가능성이 크다.

 

물량 확대에서 한발 앞선 CJ대한통운이 이를 이익 성장까지 연결할지, 주7일 배송에 합류한 롯데택배와 한진이 얼마나 격차를 좁힐지가 하반기 택배시장 경쟁의 관전 포인트로 떠오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