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정부 ‘실거주 집착 정책’ 전면 재검토해야”

오세훈 서울시장은 13일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실거주 집착 정책’으로 규정하고 전면 재검토할 것을 촉구했다. 정부가 내놓은 부동산 대책에 서울시의 건의가 일부 반영된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정책의 무게중심을 ‘세금과 실거주’에서 ‘충분하고 지속적인 공급 확대’로 옮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6일 서울시청에서 열린 ‘부동산 정상화를 위한 시민 대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서울시 제공

오 시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정부의 부동산 대책에 서울시가 지속적으로 요청해 온 사항들이 일부 반영된 것을 다행스럽게 생각한다”면서도 “실거주 집착 정책을 전면 재검토하는 것이 현재 벌어지고 있는 임대차 시장의 불안과 전·월세 대란을 해소하는 첫걸음”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대책이 시장에서 제대로 효과를 발휘하려면 지난 3일 발표한 세제개편안을 비롯해 부동산 정책 전반의 기조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실거주 요건이 국민의 거주이전의 자유를 제약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현실에서는 다양한 사정이 존재하는 만큼 실거주 예외 사유를 일일이 규정하고 판단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다”며 “문제가 생길 때마다 예외 조항을 덧붙이는 식의 누더기 처방으로는 시장의 혼란만 키울 뿐”이라고 지적했다.

 

정비사업 관련 규제를 추가로 완화해야 한다는 요구도 내놨다. 오 시장은 이번 대책에 서울시가 제안한 정비사업 규제 개선 사항 일부가 반영됐지만 조합원 지위 양도 제한 완화, 민간 정비사업 용적률 규제 완화, 재개발 임대주택 비율 완화 등은 빠졌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조치로 정비사업 현장의 숨통이 일부 트일 수는 있겠지만 현장의 어려움은 완전히 해소될 수 없다”며 “주택 공급이 속도를 내기 위해서는 규제 완화가 일부에 그치거나 시늉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고 꼬집었다. 이어 “현장의 사업성을 실질적으로 높이고 사업 기간을 단축할 수 있을 정도의 과감한 규제 개선이 뒤따라야 한다”고 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6일 서울시청에서 열린 ‘부동산 정상화를 위한 시민 대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의 의견을 듣고 있다. 서울시 제공

주택 공급을 위한 그린벨트 해제에는 신중한 입장을 재확인했다. 오 시장은 “그린벨트 해제는 정부의 권한이지만 녹지 훼손은 최후의 수단이어야 한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며 현재 서울시가 계획 중인 정비사업만 정상적으로 진행돼도 2031년까지 31만호를 공급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주택 공급을 위한 실효적인 방법이 눈앞에 있음에도 미래 세대에게 물려줘야 할 소중한 녹지부터 훼손하는 방식에는 신중해야 한다”며 “정부가 이 점을 충분히 고려해 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오 시장은 정부가 부동산 대책을 마련·발표하는 과정에서 서울시와 충분한 사전 협의가 이뤄지지 않은 것을 두고는 깊은 유감을 표했다. 그는 “주택 공급과 정비사업의 상당 부분을 실제 현장에서 집행하는 서울시가 정책 결정 과정에서 사실상 배제된 채 일방적으로 결과를 전달받는 방식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부동산 정책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앞으로라도 정부와 서울시 간 충분한 사전 협의와 긴밀한 정책 공조가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이어 “서울시는 정부와 협력할 부분은 적극적으로 협력하되 시민의 주거 안정을 위해 필요한 사항에 대해서는 앞으로도 현장의 목소리를 바탕으로 분명하게 요구하고 대안을 제시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