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구정현대 호가 27억 급락… 세제개편 충격에 강남·서초 약세 전환

강남구 14주·서초구 16주 만에 하락… 중랑·성북 등 중저가 지역은 강세 지속
10일 서울 강남구 한 부동산 중개업소 앞을 시민들이 지나고 있다. 뉴시스

 

정부의 세제개편안 발표 이후 고가 주택 보유자들의 세금 부담이 가중되면서 서울 강남권 주요 지역 아파트 매매가격이 약세로 돌아섰다. 서초구와 강남구가 각각 4개월여 만에 하락 전환한 반면, 중저가 단지가 밀집한 외곽 지역은 상승세를 이어가며 시장 양극화가 심화되는 양상이다.

 

13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8월 둘째 주(8월 10일 기준)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21% 오르는 데 그쳤다. 상승폭은 직전 주보다 0.05%포인트 축소됐다.

 

◆ 강남·서초 호가 수억 원 하락… 압구정현대 27억 꺾여

 

보유세 부담이 커진 고가 단지를 중심으로 가격 조정이 두드러졌다. 서초구(-0.04%)는 올 4월 넷째 주 이후 16주 만에, 강남구(-0.02%)는 5월 둘째 주 이후 14주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실제 강남권에서는 호가를 대폭 낮춘 매물이 잇따르고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에 따르면 강남구 압구정현대 1·2차 전용 198㎡ 매물은 지난달 13일 119억 원에 등록됐으나, 세제개편안 발표 이후인 이달 8일 동일 면적 매물이 92억 원에 올라왔다. 한 달 새 호가가 27억 원 낮아진 셈이다.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전용 84㎡ 역시 지난달 21일 63억 원이던 호가가 이달 12일 56억 원으로 7억 원 떨어졌다.

 

지난 6일 서울 서초구일대 공인중개사에 붙어있는 매물. 연합뉴스

 

◆ 중저가 지역은 강세 지속… 전세시장도 강남구 하락 전환

 

고가 단지의 약세와 달리 중위권 이하 가격대 지역은 꾸준한 오름세를 보였다. 중랑구(0.46%)는 신내·면목동 주요 단지를 중심으로 가파르게 올랐고 성북구(0.43%), 서대문구(0.41%), 중구(0.40%), 강북구(0.40%) 등도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부동산원 측은 “일부 지역에서 관망세 속에 하락 거래가 발생했으나 수요가 꾸준한 대단지와 역세권 중심으로 상승 계약이 체결되며 서울 전체적으로는 오름세를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수도권 아파트 매매가격은 0.14% 상승했다. 경기는 성남시 중원구(0.55%)와 화성시 병점구(0.42%) 등의 영향으로 0.14% 올랐고, 인천(0.01%)은 상승세가 둔화해 보합권에 가까워졌다.

 

한편 전국 아파트 전세가격은 평균 0.09% 올랐다. 서울(0.20%)은 상승폭이 축소된 가운데 강남구(-0.03%)가 대치·개포동 위주로 내리며 올 4월 둘째 주 이후 18주 만에 약세로 돌아섰다. 성북구(0.40%)와 금천구(0.38%), 노원구(0.35%) 등은 전셋값 상승세를 이어갔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일부 단지에서 가격이 조정된 거래가 체결됐으나, 역세권과 대단지 등 선호 단지를 중심으로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