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폭력입니까?/박은선/오래봄/1만8000원
학교폭력 사건에는 흔히 가해자와 피해자가 있고, 사실관계를 밝히면 정답을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누군가는 피해를 호소하지만 명백한 증거가 나오지 않고, 결정적인 증거가 등장해도 부모는 “우리 아이가 그럴 리 없다”고 믿는다.
‘학교폭력입니까?’는 학교폭력 전문 변호사인 저자가 수백 건의 학교폭력 사건에서 직접 마주한 사례들을 바탕으로 섬세하게 각색한 이야기다.
신고서 같은 유서를 남기고 숨진 아이가 있지만 아무리 조사해도 학교폭력의 증거가 발견되지 않는 사건, 가해 학생 부모가 제출한 녹음파일에서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사실이 드러나는 사건 등 이야기는 처음부터 선악의 경계를 명확하게 보여주지 않는다. 독자는 자연스럽게 가해자와 피해자를 가르고 옳고 그름을 판단하려 한다. 그러나 사건의 진실이 한 겹씩 드러날수록 처음의 판단은 흔들린다. 그리고 어느 순간 질문은 책 속 사건에서 독자 자신에게 돌아온다. 학교폭력이라는 창을 통해 경쟁과 불안, 배제와 처벌이 일상이 된 우리 사회의 얼굴을 들여다보게 하는 법률 에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