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팝·J팝… 비슷하나 다른 두 음악 세계

한일 대중음악사/김성민/글항아리/2만2000원

 

뉴진스의 하니가 일본 도쿄돔 무대에서 일본의 전설적인 아이돌 마쓰다 세이코의 ‘푸른 산호초’를 불렀을 때 일본 관객은 뜨겁게 환호했다. 지금은 한국 아이돌이 일본 대중음악의 명곡을 당당하게 소환하는 시대다. 그러나 한 세대 전만 해도 한국에서 일본 대중음악을 공개적으로 듣는 일은 쉽지 않았다. 일본 문화 개방 이전 한국의 청년들은 일본 가요를 몰래 듣거나 복제 테이프 등을 통해 접해야 했다. 불과 수십 년 사이 ‘금지된 음악’이 한국 아이돌의 무대에서 재현되는 음악으로 바뀐 것이다.

음악사회학·한일관계 전문가인 저자의 ‘한일 대중음악사’는 바로 이 극적인 변화에서 출발해 K팝과 J팝, 아이돌과 아이도루, 트로트와 엔카처럼 서로 닮았으면서도 서로 다른 한·일 대중음악의 역사를 지난 70년의 흐름 속에서 추적한다. 책의 특징은 한·일 대중음악의 관계를 단순한 ‘영향’의 역사로 설명하지 않는 데 있다. 한국 음악이 일본 음악의 영향을 받았다는 식의 일방적인 수용 관계를 넘어, 비슷한 음악적 자원과 대중문화의 형식을 두 사회가 어떻게 다르게 받아들이고 변형했는지를 살핀다.

김성민/글항아리/2만2000원

또 음악을 둘러싼 산업과 미디어, 소비자와 스타의 관계까지 함께 들여다보면서 한·일 대중음악이 서로를 참조하고 때로는 경쟁하면서 각자의 길을 만들어온 과정을 보여준다. 한·일 관계의 긴장과 교류, 동경과 반목, 경쟁과 협력의 역사를 ‘노래’와 ‘유행’이라는 친숙한 창을 통해 다시 바라보게 하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