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8·17 전당대회가 막판까지 거친 네거티브와 막말 공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경선 초반부터 과거 행적과 각종 의혹을 놓고 충돌해온 당권 주자들은 종반부 들어 상대 후보의 체구와 지능지수(IQ)까지 거론하는 인신공격성 발언을 주고받았다. 최고위원 후보들도 지지하는 당대표 후보에 따라 갈려 상대 진영 공격에 가세하면서 계파 간 대리전 양상도 짙어지고 있다. 후보들은 경선 이후 화합을 다짐하고 있지만 당내에서는 전당대회 과정에서 깊어진 감정의 골이 차기 지도부 운영에 부담으로 남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당대표 경선 주자인 송영길 후보는 13일 CBS라디오에서 정청래 후보를 겨눠 “금붕어 IQ처럼 이전에 자기가 무슨 말을 했는지 기억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전날 열렸던 후보 토론회에서 정 후보가 6·3 지방선거 평가와 관련해 ‘말 바꾸기’를 했다는 취지였다. 송 후보는 6·3 선거를 ‘승리’로 규정한 것은 ‘당·정·청이 조율한 결과’라던 정 후보가 이제 와 ‘당·청 조율’로 말을 바꿨다면서 “거짓말도 머리가 좋아야 한다”고 했다. 그러고선 “윤석열이 꼭 그랬다. 자기가 5분 발언하면서 앞에 했던 말을 부정하는 말을 한다”고 공격했다.
정 후보는 즉각 페이스북에 “지난번에는 ‘역적, 목 잘라야’라는 극언을 서슴지 않더니 이제 ‘붕어 아이큐’까지, 이거 정말 심하지 않냐”고 반발했다. 정 후보는 “김민석이 시켰나. 아니면 송영길의 독특한 인간성인가”라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전날 송 후보와의 논쟁 과정에선 “덩치는 크신 분이 너무 그렇게 가볍게 발언하면 안 된다”고 했다. 김민석 후보에게는 2002년 탈당 문제를 다시 꺼내 “노무현 전 대통령을 배신하고 탈당한 것에 트라우마가 많은 것 같다”고 직격탄을 날리기도 했다.
이 같은 거친 공방은 경선 초반부터 이어져 왔다. 송 후보는 지난달 정 후보와 이재명 대통령의 관계를 두고 ‘스토커’에 빗댄 데 이어 당·청 갈등 가능성을 거론하며 “옛날 같으면 역적으로 목을 잘라”야 할 사안이라는 표현까지 썼다. 경기 평택을 재선거 공천 문제를 비판하면서는 정 후보의 발언을 자녀에게 “낙태했어야” 했다고 말하는 것에 비유해 당내에서도 표현이 지나치다는 지적이 나왔다. 정 후보는 자신에게 공세가 집중되자 “2대 1, 3대 1로 집단폭행을 당하는 것 같다”고 맞섰다.
세 후보는 김 후보의 2002년 탈당 문제에도 화력을 집중했다. 이들은 “김 후보가 어제(12일) 유튜브에 출연해 ‘정몽준 후보가 이겨도 된다고 생각했다’고 엉겁결에 자백했다”며 “노 전 대통령을 배신해놓고 ‘단일화를 위해 온몸을 던졌다’고 윤색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반대편 최고위원 후보들도 맞불을 놨다. 최 후보와 득표율 1, 2위를 다투는 박선원 후보는 SBS라디오에서 최 후보를 겨눠 “축의금 받아서 우리 당에서 20·30대들이 다 떠나게 한 분”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최 후보가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 시절 국회에서 치렀던 자녀 결혼식을 거론한 것이다. 박 후보는 “전설의 과방위원장”이라고도 했다. 서미화 후보는 전날 “민주당이 ‘정청래당’은 아니다”라고 했고, 김용 후보는 정청래 후보를 겨눠 “이재명 대통령 끌어내릴 생각만 한다. 양두구육 정치인”이라고 했다.
당대표 및 최고위원 주자들은 토론회 및 각종 인터뷰에서 전당대회 이후 당내 화합을 강조하고 있지만, 초반부터 반복된 네거티브가 막판 막말과 계파 간 공방으로 이어지면서 경선 후유증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민주당 관계자는 “이런 식으로 한 번 싸우고 난 뒤에 생긴 감정은 풀리기 어렵다. 영영 못 풀 수도 있다. 20대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당내 경선 때 이재명·이낙연 후보가 그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