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13일 수도권 주택 공급을 위한 ‘특단의 노력’과 ‘특별한 각오’를 강조한 데는 윤석열정부 시절인 2022년부터 이어진 주택 인허가·착공 부진이 현재의 공급 부족을 초래했다는 인식이 깔려 있다.
전임 정부에서 누적된 공급 절벽을 기존 방식만으로 해소하기 어렵다고 보고, 부동산 시장 정상화의 전면에 공급 확대를 내세운 것이다. 직접 “공급 정책이 특히 문제가 되고 있다”고 짚은 이 대통령은 법과 제도를 고쳐서라도 신규 택지를 확보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공급 속도전과 더불어 ‘공정하고 합리적인 조세 체제’, ‘세밀하고 두터운 금융 정책’의 유기적 조합을 주문하며, 시장과 국민 의견에 따라 정책을 보완해가는 실용 기조도 강조했다.
◆공급 절벽에 ‘특단의 노력’ 주문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주재한 수석보좌관회의에서 한국의 부동산 문제를 ‘시한폭탄’에 비유하며 더는 방치할 수 없다는 인식을 재차 드러냈다. 이 대통령은 “지금 이런 상황이 계속 지속되면 어떤 특정 국가처럼 소위 ‘잃어버린 20년’, ‘잃어버린 30년’과 같은 현상이 우리 앞에 도래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메시지의 무게중심은 공급 확대와 속도에 실렸다. 주택은 인허가부터 착공·입주까지 상당한 시차가 있는 만큼 당장 공급이 부족해진 뒤 대책을 내놓아서는 시장 불안을 해소하기 어렵다는 문제의식이다. 이 대통령이 ‘특단의 노력’을 주문한 것도 필요한 물량을 최대한 앞당겨 확보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이 대통령이 법과 제도를 고쳐서라도 파격적으로 신규 택지 확보에 나서겠다고 밝힌 점도 같은 맥락이다. 기존 제도와 절차가 공급 확대의 걸림돌이 된다면 이를 손봐서라도 물량 확보에 속도를 내겠다는 것이다.
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은 사후 브리핑에서 해당 발언과 관련해 “여러 가지 방안들을 고려할 때 ‘기존의 생각에 매달리지 말라’고 얘기하셨던 부분과 일관된 것”이라며 “구체적인 (법·제도 개선) 사안들은 그때그때 상황이 발생하는 대로 알려드리겠다”고 했다.
다만 공급에는 시간이 필요한 만큼 세제와 금융 등 다른 정책 수단도 함께 작동해야 한다는 게 이 대통령의 구상이다. 공급 확대를 중심축으로 두되 시장 상황에 맞춰 세제와 금융 정책을 촘촘하게 조합해 주택시장 불안을 관리하겠다는 취지다.
◆“좋은 수정안은 합리적 검토”
이 대통령은 부동산 문제 해결에 가용한 수단과 역량을 집중 투입해야 한다는 당부와 함께 ‘정교한 정책’에도 방점을 뒀다. 이 대통령은 “시장 상황과 국민의 눈높이를 정교하게 반영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를 바탕으로 공급, 세제, 금융 정책 전반을 치밀하게 다듬어서 시장을 정상화하고, 주거 안정과 주거 사다리의 체계적인 구축을 우직하게 추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정책을 발표한 뒤에도 국민과 시장의 반응에 따라 보완할 수 있어야 한다는 ‘실용’ 원칙도 재확인했다. 이 대통령은 “공직자, 공무원들이 100% 완벽한 존재일 수 없다”며 “최선을 다해서 정책안을 만들되 그 안을 국민들께 또는 정치권에 제시하고, 좋은 제안 또는 수정안들이 제시되면 그걸 합리적으로 검토하고, 투명하게 토론·수렴해 더 완벽한 정책을 만들어 가는 것”이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합리적인 안을 수용해 수정했다고 해서 ‘정책의 일관성이 없다’고 한다든지 ‘오락가락’이라고 표현하거나 생각하는 것은 안 했으면 좋겠다”고도 했다. 정책 목표와 방향을 유지하면서 필요할 경우 세부 내용을 수정하는 것을 정책 혼선으로 봐서는 안 된다는 의미다.
청와대는 부동산을 포함한 민생·경제에 집중해 국정 지지율을 회복해나간다는 방침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최근 이 대통령 국정 지지율 하락세와 관련해 “국정 운영에 부족한 점은 없었는지 세심하게 점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주거 안정과 부동산 시장에 대한 국민들의 불안과 우려가 큰 것을 잘 알고 있다”며 “이에 대한 것들은 성과로 답을 드리겠다”고 덧붙였다.
◆“수사·기소 분리 과정서 빈틈 없도록”
이 대통령은 스토킹, 교제 폭력 등 관계성 범죄 신고 사례가 계속 늘어나고 있는 점도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이들 범죄 피해자의 경우 대부분 여성과 청소년 등 사회적 약자”라며 “수사권과 기소권 분리 과정에서 여성과 청소년 대상 범죄 대응에 작은 빈틈도 생기지 않도록 관계 부처가 제도 보완을 제대로 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지시했다.
한편 이 대통령은 이날 엑스(X)에 이번 세제개편안에서 가업상속공제 대상에서 제외된 택시·마트·병원 등 일부 업종 사업자들이 반발하고 있다는 내용의 언론 보도를 공유하며 “이런 업종에 수백억씩 상속세 감면을 계속하는 게 공정한가”라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