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백악관이 전 세계 40여개국에서 중국산 제품의 관세 회피를 위한 불법 환적이 이뤄지고 있다며 단속 강화 방침을 밝혔다. 백악관은 특히 한국을 비롯해 대만, 일본, EU 등을 광범위한 무역 흐름 속에 불법 중국 환적 위험이 있는 국가 중 한 곳으로 지목했다.
백악관 무역제조업정책국은 이날 공개한 ‘거대한 환적 사기’ 보고서를 통해 “미국은 관세 및 기타 무역 구제 조치를 회피하려는 제3국 경유 불법 환적 문제로 점점 더 큰 도전에 직면해 있다”며, 고율 관세가 부과되는 중국산 제품이 제3국에서 단순 조립이나 라벨 교체를 거쳐 원산지를 바꾼 뒤 미국으로 수출되는 사례가 확산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보고서는 중국의 불법 환적 위험과 연관된 국가들을 경제 규모와 공급망 통합 정도에 따라 3가지 유형으로 분류했다. 한국이 속한 ‘1유형’(Tier 1)은 중국 연관 물량이 절대적으로 많고 산업 기반이 다각화되어 있으며 대미 수출 플랫폼이 발달해, 정상적인 무역 흐름 속에 불법 환적 위험이 혼재될 수 있는 국가들을 의미한다.
특히 보고서는 국가-제품별 잠재적 불법 환적 노출 사례로 한국의 ‘경기 반도체 벨트’를 언급했다. 경기 반도체 벨트가 기타 집적회로의 유통 경로 역할을 할 수 있으며 이는 미국 피닉스, 오스틴 등지의 반도체 생산에 압박을 가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백악관은 정부·민간 추정 자료를 인용해 잠재적 중국 불법 환적 규모가 연간 약 400억∼3030억 달러(약 57조∼431조원)에 이를 수 있다고 추산했다. 이에 따라 향후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선적 경로와 원산지 정보를 분석하는 ‘탐지형 국경 감시’(Detective Border)를 구축하고 환적 단속을 대폭 강화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