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증가세에 소비 등 내수가 개선세를 보이며 경기가 회복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정부가 진단했다. 하지만 중동전쟁에 따른 고유가 불안에서 비롯되는 물가 상승 압력, 청년층 등 취약계층의 고용 부진은 문제라는 분석이다.
재정경제부는 14일 발표한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8월호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수출이 큰 폭 성장하고 소비 등 내수가 개선세를 보이는 등 경기 회복 흐름이 강화되는 모습”이라고 밝혔다. 최근 경기에 대한 정부 판단은 지난달 ‘공고해지는 모습’에서 ‘강화되는 모습’으로 긍정적으로 바뀌었다. 재경부는 다만, 경기 진단이 크게 바뀐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물가와 고용 부진이다. 중동전쟁 영향으로 고유가 불안이 가시지 않은 데다 청년층을 중심으로 고용 부진이 지속돼 서민층까지 성장의 온기가 제대로 전해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정부는 이를 두고 “중동전쟁에 따른 불확실성이 상존하는 가운데 고유가에 따른 물가 상승 압력, 취약계층·부문의 어려운 고용여건 등 민생부담 지속”이라고 표현했다.
실제 지난달 취업자 수는 2913만6000명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10만8000명 늘었지만 청년층에서 19만1000명이 줄어드는 등 계층별, 산업별 온도차가 뚜렷했다. 6월 대비 감소폭이 줄긴 했지만 제조업과 건설업에서도 취업자는 각각 6만80000명, 5만70000명 감소했다. 실업자는 77만6000명으로 5만명 늘었고, 실업률은 2.6%로 전년 동월보다 0.2%포인트 상승했다.
7월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2.8% 늘어 6월(3.2%)보다 상승폭이 줄었다. 7차 최고가격 인하 등으로 석유류 물가가 전월보다 5.5% 하락하고 농축수산물 물가가 할인지원 등으로 0.8% 낮아진 데 따른 것이다. 하지만 추세적인 물가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 지수가 오름세를 보이고 있는 점은 경계해야 할 대목이다. 석유류 및 에너지 제외 지수는 개인서비스 상승 등의 영향으로 전년 동월보다 2.6% 올랐다. 근원물가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상 여부를 결정할 때 참고하는 주요 지표다. 근원물가는 3~4월만 해도 2.2%에 머물렀지만 5~6월 2.5%로 올라선 뒤 지난달에는 2.6%로 2%대 후반까지 상승했다.
우리 물가에 시차를 두고 영향을 미치는 국제곡물 가격도 상승세다. 7월 국제곡물 가격은 기상 악화에 따른 수확량 감소 등으로 전월대비 상승했다. 옥수수는 미국 기상 악화에 따른 수확량 감소 우려 등으로 전월보다 10.3% 올랐고, 소맥은 러시아~우크라이나 간 긴장 고조에 따른 공급 우려 등으로 9.8% 올랐다.
내수를 보여주는 소매판매는 준내구재(1.7%)에서 줄었지만, 내구재와 비내구재에서 각각 12.6%, 0.2% 늘어 전월대비 2.7% 증가했다. 소매판매는 4월 –3.7%, 5월 0.1%를 기록하며 개선 흐름을 보이고 있다. 다만 이런 흐름이 지속될지는 미지수다. 7월 속보 지표를 보면 카드 국내승인액은 3.7%로 6월(6.0%)보다 줄었고, 국산 승용차 내수판매량도 6월에 5.0% 증가했지만 7월엔 1.8% 감소로 돌아섰다. 백화점 카드승인액도 6월 13.3%에서 7월 6.6%로 반토막 났다. 다만 소비자심리지수가 6월 106.6에서 7월 106.8로 상승한 건 긍정적 요인이라고 정부는 분석했다.
재경부는 이에 “중동전쟁 영향 최소화를 위해 주요품목 수급관리 및 물가 등 민생안정에 만전을 기하겠다”면서 “중동전쟁 이후 전략, 잠재성장률 반등, 양극화 등 구조적 문제 대응을 위한 2026년 하반기 경제성장전략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고 밝혔다.